들깨수제비와 들깨칼국수가 맛있는 집

직접 기른 신선한 닭요리 즐길 수 있는 곳

 

날씨에 따라 음식의 선호도가 달라진다.

더운 여름엔 얼음 동동 띄운 시원한 콩국수가, 추운 겨울엔 속을 데워 줄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매일 김치찌개, 미역국, 된장국을 먹을 수는 없는 일...

날마다 먹는 밥이 물려서 그냥 한 끼 정도 건너뛰고 싶은 생각이 들 때 문득 떠오르는‘대안 끼니’는 바로 밀가루로 만든 칼국수와 수제비다.

가끔 신문사 가족에게 점심을 사주는 어느 회사 대표님은 우리를 항상 들깨 칼국수집으로 초대했다. 맛있다고 소문나서인지 점심시간만 되면 테이블이 꽉 찼다.

그런데 며칠 전, 더 맛있는 들깨 칼국수 식당을 또 한 곳 알아냈다.

입맛은‘주관적이면서도 객관적이기도 한 것’이라서 장담할 수는 없지만 같이 간 일행이 다 맛있다 말하고 옆 테이블의 손님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면  맛있는 것은 분명‘팩트’다.

들깨수제비가 맛있는‘구봉산 닭과 수제비’집을 소개하려는데 들어가는 말이 너무 길었다.

최양호·이은숙 부부가 운영하는‘구봉산 닭과 수제비’는 상호 그대로 닭요리와 수제비를 맛있게 내놓는 곳이다.

한 겨울에도 냉장고에서 차가운 생수를 꺼내오는 다른 식당과는 달리 테이블에 앉으면 온갖 약재를 다린 따뜻한 물이 손님의 차가운 속을 먼저 알아준다.

은은한 향이 나는 보약 같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속을 데우고 나면 어릴 적 장독대에서 통으로 익어가던 동치미, 이은숙 사장님의 손맛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는 배추김치, 박나물, 갓 장아찌 등 밑반찬과 꽁보리밥 한공기가 함께 테이블에 놓인다.

사람들의 젓가락이 맛깔 나는 반찬을 모두 동을 내고 나면 메인메뉴인 들깨수제비가 나온다.

손으로 뚝뚝 떼어 낸 수제비 덩어리에 진한 들깨가루 국물, 알록달록 야채가 색을 내는 이쁜‘비주얼’에 반해 입보다 눈이 먼저 칼국수를 한 숟가락 떠먹게 된다.

맛의 특별한 비결은 없는 것 같아 묻지 않기로 했다.

다만 정성껏 박을 말려 나물을 무치고 계산대 옆 공간에 화분들을 아기자기하게 잘 가꾸는 그 정성이 손맛과 통했다는 엉뚱한‘신뢰’로 갈음했다.

얼굴에서 세월이 묻어나지만 목소리는 맑은 소녀 같은 이은숙 사장님의 친절도 당연히 한 몫 한다. 손님을 줄 세워 받는 음식점들은 손님을‘귀찮아하는’것을‘당해봤기에’사장님의 친절이 참 기분 좋다는 생각을 하며 수제비를 먹는다.

‘맛있다’말하려는데 일행이 한 박자 빨랐다.‘와, 진짜 맛있다!’

밥 먹기 싫다고‘떼쓰는 사람’,‘반찬 투정’하는 어른이 주위에 있다면 구봉산 가는 길에 있는‘구봉산 닭과 수제비’집으로 데리고 가보는 건 어떨까 한다.

직접 기른 닭으로 요리해주니 닭요리도 끝내주는 곳이라고 알려주는 것을 잊을 뻔 했다. 한 시간 전에 예약하면 신선한 닭요리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 주소 : 광양시 용장길(성황동) 260-3

▶ 전화 : 795-88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