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대교 해변관광 거리,‘환경 대책’세우고 있나
이순신대교 해변관광 거리,‘환경 대책’세우고 있나
  • 광양뉴스
  • 승인 2019.02.17 16:42
  • 호수 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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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지 주변 국가산단 밀집
“환경 문제 해결 소홀”
시민단체 비판 목소리
이순신대교 해변관광 테마거리 배치도. 테마거리로 조성되는 왼쪽 하단 역사이야기존 바로 옆(굵은선)이 대규모 국가산단이다.

시가 마동지구 수변공원을 중심으로 중마금호해상보도와 마동체육공원, 광양만 수변 일대를 연계한 관광 자원을 개발할 계획인 가운데 이곳 환경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따라 관광 사업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광양시는‘이순신대교 해변관광 테마거리 조성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오는 2030년까지 이순신대교 주변에 관광 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순신대교 해변관광 테마거리 조성사업’은 광양만과 이순신대교 주변 친수공간을 광양시 관광·문화·여가의 관광거점으로 만들어 시민이 일상에서 여가를 즐기고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기획됐다.

길호대교에서 금호대교 수변 일원(약 9.4㎞)에 조성될‘해변관광 테마거리’는 워터프론트 콘텐츠를 활용해 항만이야기, 빛의 이야기 존, 철의 이야기 존, 역사이야기 존 등 5개 존으로 나누어 24개의 콘텐츠가 포함된다.

예산 규모는 2000억원으로 국비와 도비, 시비 460억원을, 나머지는 민자유치를 통해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이번 사업의 하나로 지난해 말 금호동 무지개다리 입구에 수변전망쉼터를 준공했으며, 8차선 청암로로 단절된 도시와 삼화섬을 잇는 경관보도육교를 올 상반기 중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또한 설계 중인 4대 교량(△삼화섬 일원 이음길 △금호대교와 길호대교 경관조명 △이순신대교 진입교량 과 해변 야간 경관조명)도 연말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관광 사업 대상지 주변이 포스코 광양제철소를 비롯한 국가산단과 맞닿아 있어 환경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서는 관광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지 불투명하다.

지난 1월 25일 광양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해변관광 테마거리 조성 주민공청회’에서도 사업대상지 주변 환경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시민들의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14일 오전 광양시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소토론회에서도 환경문제 대책 질문이 이어졌지만 용역사와 광양시는 뾰족한 답을 내놓지 못한 채 얼버무리고 말았다. 이날 소토론회는 광양시청 관광과, 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 용역사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사업 용역을 맡은 (주)유신 윤진호 부장이 환경문제 대책에 대해“사업대상지가 여수, 순천과 비교해 소폭 높지만 수도권 및 서울 보다는 낮고, 환경 기준값을 상회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주식 광양참여연대 상임대표는“환경문제를 지적하는 시민들의 의견에 대해 너무 쉽게 간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남풍이 부는 야간에 사업대상지를 직접 가보면 수도권과는 또 다른 환경적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박 상임대표는 이어“특히 여름철 남풍이 부는 날에는 더욱더 심한데 환경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이곳에 대규모 관광 거리를 조성할 경우 관광객들을 어떻게 유치하겠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시는 환경 대책을 깊이 있게 고민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에만 머물고 말았다.

이화엽 관광과장은“이번 사업은 시민들이 일상에서 가족들과 함께 즐기는 관광복지 실현이 우선”이라며“섬진강과 백운산을 중심으로 추진중인 다양한 관광사업과 연계해 관광객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수년 간 광양시민들은 지역에서 발생한 바이오매스 발전소 건립 논란과 알루미늄 공장 유치 논란 등 환경문제를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광양 국가산단 주변에 조성될 대규모 해변관광 테마거리 조성사업에 환경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방대한 예산만 쏟아 붓고 빈껍데기만 요란한 관광 사업이 될 우려가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성훈 오마이뉴스 기자

 『이 기사는 제휴사인 오마이뉴스 기사이며, 오마이뉴스에도 보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