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큐브, 먼저 해달라고 사정해 놓고 누적 적자 눈감고 있던 순천시, 이제 와서...
스카이큐브, 먼저 해달라고 사정해 놓고 누적 적자 눈감고 있던 순천시, 이제 와서...
  • 광양뉴스
  • 승인 2019.03.22 17:35
  • 호수 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형채
삶터 사회적협동조합 대표

 

기업은 이윤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집단이다.
지자체는 앞날을 내다 볼 줄 아는 현명하고 올바른 정책판단을 통해 책임감과 사명감을 바탕으로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그런데, 요즘 순천시내를 지나가다 보면 시내 곳 곳 사람들의 시선이 잘 띠는 곳에 기업을 규탄하는 현수막들이 걸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순천만정원 스카이큐브 운영 적자에 대한 책임을 놓고 운영사인 에코트랜스가 순천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에 대한 순천시의 입장을 현수막을 통해 드러내고 있는 것.
허석 순천시장이 기자회견을 자청해서 열고‘대기업의 횡포, 대기업의 갑질’이라는 표현으로 강경 대응에 나섰고 언론들은 정확한 팩트 체크를 미룬 채 여론전에 휘말리고 있는 양상이다.
우선 이 문제의 팩트를 체크해보면 이렇다.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순천만문학관 4.62km를 운행중인 국내 최초의 소형무인궤도열차(PRT, Personal Rapid Transit)‘스카이큐브’가 적자 폭을 견디지 못하고 운행중단 위기에 놓이자 운영회사인 에코트랜스가 순천시에 기부채납을 요구하고 나서자 이에 대해 순천시장이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마치 포스코가 스카이큐브 운행 주역인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며 대기업의 횡포라며 포스코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또 포스코를 미세먼지를 분출하는 주범인 것처럼 여기게 하는 한편 사회단체들을 부추겨 선전전을 펼치고 있는 성숙하지 못한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다.
스카이큐브는 협약서상 30년간 운행한 뒤 순천시에 기부채납을 약속하고 2014년 운행을 시작했지만 당초 예상했던 탑승객 수준에 못 미쳐 에코트랜스는 지금까지 200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었다.
순천시는 당초 협약시 순천만정원습지주차장을 폐쇄하고 PRT를 이용하지 않고서는 순천만까지 갈 수 없도록 동선을 확보해주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이후 에코트랜스는 스카이큐브 운행이 어려워지자 순천시에 지속적으로 협약서이행을 요청했고, 순천시는 응하지 않았다. 적자로 인해 직원들 급여를 줄 수 없게 된 에코트랜스는 순천시에 무상기부채납을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협약서에 준해 한국상사중재원에 제소할 수 밖에 없었다. 
순천시가 선동하는 내용과는 달리 에코트랜스는 순천시에 보상을 요구한 게 아니라 무상기부채납을 적극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인데 어느 기업이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계속 운영을 하겠는가? 순천시가 애초 협약대로 이행을 했더라면 이렇게 막대한 적자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상황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순천시는 자신의 책임은 없다는 식으로 에코트랜스를 계열사로 둔 포스코에 대한 비난을 서슴치 않고 있다. 협상테이블에 앉아 선은 이렇고 후는 이렇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도 하기 전에 기자회견을 열어 여론·선전전을 조장하고 시민을 선동하는 리더가 어떻게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지자체의 장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순천시장은 지금이라도 소모적인 여론·선전전을 중지하고 당초 협약했던 협약서의 내용을 잘 확인해서 해결방안을 찾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외부 기고 및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