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지역 학교 4곳 교가‘친일 작곡가 작곡’
광양지역 학교 4곳 교가‘친일 작곡가 작곡’
  • 이정교 기자
  • 승인 2019.05.24 18:34
  • 호수 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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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교육청, 학교 내 친일잔재 1차 전수조사‘결과 발표’
5개 중•고 학교생활규정…‘백지동맹’등 일제식 용어 포함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장석웅)이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학교 내 친일잔재 청산을 목표로 전남도의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은 역사 전공 대학교수, 역사·음악 교원, 민족문제연구소 등 전문가 그룹으로 T/F를 구성해 지난달 8일부터 23일까지 1차 조사를 마치고, 지난 20일 도내 115개 학교에서 친일잔재를 확인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각각 △친일음악가 작곡 교가 18개교 △일제양식 석물 33개교 △일제식 용어 생활규정 64개교 등이다.

이 가운데 광양지역에서는 4개 학교의 교가가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친일음악인이 작곡했으며, 5개 중·고교의 생활규정에 일제식 용어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가의 경우 △광양제철초 △광양제철남초 △광양제철중 △광양제철고가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친일음악인인 김성태 작곡가가 작곡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태 작곡가는 일제강점기 말 친일악단인‘경성후생실내악단’등에서 활동했고, 친일 음악가들의 최대 어용조직인‘조선음악협회’작곡부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일본의 식민통치, 침략전쟁에 협력하는 내용이 담긴 노래를 다수 작곡해온 이유로 2008년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됐다. 같은 해, 서울대학교 일제잔재청산위원회에서도‘서울대 1차 친일인물’로 발표됐다.

아울러 △광양제철중 △광영중 △광양진월중 △중마고 △광양하이텍고의 생활규정에는‘백지동맹’,‘불온문서’,‘불법집회’,‘선동’,‘동맹휴학’등 일제식 용어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도교육청이 조사한 33개 학교의 일제양식 석물은 대체로 일제 충혼탑과 공덕비 등을 모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전문가들이 현장조사를 거쳐야 함에 따라 공식적인 교명 언급은 제외됐다. 현장조사가 필요한 지역은 여수·순천·고흥·구례 등 주로 동부 지역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이번에 확인된 학교 이외에도 더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한시적으로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현장 점검 등 본격적인 청산 작업을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석물은 학교와의 협의에 따라 철거하거나 안내문을 설치해 교육자료로 활용 하겠다”며“교가 역시 교체 의향이 있는 학교는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도교육청은 8월 말 예정된 중간보고 이후 12월 중 전수조사 결과를 최종 발표하고, 확정된 친일잔재에 대해서 학교와의 협의 하에 향후 보존과 교체 등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일제식 용어 청산은 교육부 차원에서 실시하도록 시도교육감 협의회 의제로 제출하고, 학교에서 원하는 경우 친일잔재 유산을 (가칭)전남역사교육발물관에 이전해 전시하도록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