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대상 수상작 – 창문
백일장 대상 수상작 – 창문
  • 광양뉴스
  • 승인 2019.05.31 18:30
  • 호수 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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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산아 광양백운고등학교 2학년
박산아 광양백운고등학교 2학년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서 정말 기쁩니다. 앞으로 윤동주 백일장이 더욱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재능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창문

 

지난 유난히도 아름다웠던 덕분일까. 오랜만에 기분 좋은 꿈을 꾸었다. 어릴적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 안에 있는 모든 아이들의 웃음이 정말 행복해 보였다.

벌써 고등학교에 들어온지 2년이 지나간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항상 해온 생각이 한가지 있다. 아무 걱정 없었던 초등학생 때처럼 놀아보고 싶다는 . 과제, 수행평가, 교내대회, 학원 등에 쫓겨 잠조차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항상 악몽을 꾸는 나만의 걱정이 아닐 것이다.

분명 중학생 때까지는 시험이 끝나면 후련한 마음으로 학교를 나설 있었는데, 이제는 그럴 수가 없다. 결과에 대해서 걱정하고 점점 내가원하는대학이 아니라 있는대학을 찾게 된다. 진로를 위해서라면 가야하는 학교를 성적 때문에 포기한다. 그리고 삶의 목표마저 없어진다.

불행하지는 않다. 하지만 행복하지도 않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공부가 맞는 건지, 가고 있는 길이 옳은 건지 모르겠다. 얼마전, 꿈을 잃었다. 정말 내가 원하고 좋아해서 목표로 삼게된 것이었고, 때문에 년동안 목표만 보고 달려왔었다.

10 모습을 상상하고 즐거워하곤 했다. 하지만 원하는 직업에 닿기 위해서는 너무나도 높은 자격 조건을 맞추어야 했고, 이에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꿈을 잃었다. 삶의 일부가 빠져나간 느낌이었다.

대한민국 고등학생의 생기부에는 희망 진로를 적는 란이 있다. 그리고 이를 시작으로 목표를 위해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스토리를 만들어 풀어가야 한다. 자신이 정말 관심 있는 분야가 있거나 원하는 진로가 있는 학생들은 생기부를 적기 수월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생활기록부를 소설 쓰듯 지어내야 한다. 연기하듯이.

꿈이 없어지고 나서 가장 먼저 생각은이제 무슨 목표를 향해 가야하지?’ 아니라생기부엔 적어야 하지?’였다. 씁쓸했다.

처음으로 다른 나라가 부러웠다. 우리나라처럼 포기하게 만드는 입시체제를 가지지 않고, 오히려 청소년들을 지원해 주는 나라의 아이들이 부러웠다.

대한민국 창문 안에서 밖을 내다보기만 한다. 비가 들이닥칠까 열지도 못하고, 행여 다칠까 밖으로 나가지도 못한다. 학생들은 이상 이러한 체제속에 갇혀 있으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소위 말하는 은수저 이상의 자제들은 외국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친다. 많은 인재들을 내보내고 있다는 격이다. 이제 환기를 시켜야 하지 않을까, 창문을 깨고 나가야 하지 않을까? 넘어져 다칠 수도 있지만, 상처가 아플까 두려워 하지만, 우린 이미 너무 뒤쳐졌다. 따라잡기에 힘이 많이 있다. 그래도 해내야 한다. 그동안 너무 온실의 화초처럼 살았다.

아마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그러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용기내어 계속 시도하다 보면 이런 입시 체제도 점점 바뀌지 않을까.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걷기 시작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염원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바람이 이루어지는 날이 다시 우리나라가 꽃피는 날이 것이다. 지금 옆에서 아름답게 피어 있는 오월의 장미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