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발행인 칼럼
  • 김양환 기자
  • 승인 2019.05.31 18:33
  • 호수 8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양 축제, 이제는 바꿔야 한다
김양환 발행인
김양환 발행인

 

광양에서 개최되고 있는 축제는 대략 10개 정도 된다.

그중 시 대표축제는 광양매화축제, 광양꽃축제, 백운산 국사봉철축축제, 광양전어축제, 광양전통숯불구이축제 등 5개이고, 이밖에도 광양벚꽃문화제, 옥룡사지 동백숲 문화행사, 구봉산 불빛문화축제, 광영가야산문화제, 태인문화제 등이 있다. 주제별로 보면 꽃 축제가 5, 먹거리 축제가 2, 나머지는 여러 가지 주제로 열리는 문화제이다.

이번 관광포럼에서 전문가들은 꽃을 주제로 한 문화관광부 대표축제는 없다면서“꽃은 축제의 소재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자연의존성인 축제는 발전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항상 즐길 수 있는 인공적인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석해 보면 광양의 대표축제인 매화축제도 인공적인 컨텐츠가 없으면 경쟁력이 없다고 볼 수 있다. 광양숯불구이축제도 먹거리축제의 한계성을 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은 굳이 전문가의 의견을 듣지 않아도 축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다.

새로운 콘텐츠는 없이 가수, 품바 등 공연 위주의 축제가 어느새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포럼은 광양축제의 개선을 위한 행사라고 판단된다.

행정에서도 그동안 축제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지만, 어떻게 해야 되는지 고민스러울 따름 이었으리라 짐작된다.

지역별로 분포돼 있는 축제를 통폐합하면 그 민원은 고스란히 시장의 몫이 되기 때문에 함부로 손을 댈 수가 없다. 또 지역의 시의원이 가만 두겠는가. 그동안 늘어난 축제도 시의원이 앞장서 우리 동네는 축제가 없으니 하나 만들자면서 주민들을 선동해 만든 사례도 있다. 그런데 공무원이 어려움을 감수하고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결국 축제의 개선은 시장이 나서고 시의원이 나서 해결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이성웅 시장 시절에도 축제 개선을 위해 용역비를 들여 대학에 의뢰했다. 결과는 전반적인 통폐합이 필요하다면서 개선 방향을 제시했으나, 돈만 없애고 말았다. 지역 시의원의 반대와 시장의 결단력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번 포럼에서 정강환 배제대 교수는 축제의 경쟁력 방안으로“기업과 전략적 제휴와 협찬을 활용하라”는 의미 있는 제안을 했다. 그 예로 포항의‘포스코 국제뮤직불꽃연출’과‘가평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을 들었다.

포항은 다양한 기업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바지선에 기업명을 홍보했고, 가평은 롯데와 전략적으로 롯데마트, 엔젤이너스, 롯데홈쇼핑 등을 입점시켜 지역과 기업이 윈윈하는 전략으로 축제를 치른다.

광양도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는 축제를 만들어보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보령머드축제는 진흙으로 대박을 터트린 경우다. 보잘 것 없는 바다갯벌에서 지역개발의 엔진으로 변신했다. 일탈형축제로 일상을 잊고 진흙을 몸에 바르는 체험 중심 축제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오는 축제가 됐다. 금산인삼축제나 한산모시문화제 등도 이벤트를 개발한 체험형 축제다. 최근에는 야간형 축제도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광양에 맞는 지역개발형축제 개발이 필요하다.

이번 포럼에서 강조되었던 것 중의 하나가 축제 조직의 전문성 강화다. 축제 담당자의 양적, 질적 차이에서 축제의 성패가 갈린다는 것이다.

해외 축제재단의 경우는 축제전문 CEO를 영입하고 수 십 명의 정직원이 근무하면서 축제를 이끈다. 고작 몇 명의 공무원으로 축제를 치르는 우리의 경우와는 비교가 된다.

국내에서도 문화재단을 설립해 일관성 있게 축제 전문가가 축제를 기획하고 운영한다. 다행이도 내년 매화축제는 전문감독을 초빙할 계획을 세웠다니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