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운전면허소지자 10%
최근 3년, 사고 773건•사망 12명
면허반납, 상품권 10만원 지원
실효성 거둘지 ‘우려 목소리’
#96세 남성운전자 30대 행인 치어 사망 #75세 남성운전자 급발진으로 1명 사망, 12명 중경상 #70대 남성운전자 아파트 경비실 근처 보행중인 6살 어린이 발견 못해 중상 #80대 남성운전자 교차로 회전차량 발견 못해 마주오던 차와 충돌 #77세 남성운전자 휴게소 출입구 착각해 고속도로 역주행
올해 들어 언론에 보도된 고령운전자가 낸 교통사고 몇 가지 사례다.
상황이 이렇듯 고령운전자의 이야기는 더 이상 초고령사회 일본의 이야기가 아니다.
2018년에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22% 가량이 고령운전자에 의해 소중한 목숨을 잃었고 어느 지자체나 할 것 없이 65세 이상 고령운전자가 일으키는 교통사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최근 5년간 교통사고 110만 건 중 65세 이상 고령운전자가 낸 사고는 지난 한 해 동안 3만 여 건으로 최근 5년 사이에 1.5배가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불법유턴, 차로위반, 신호위반, 보행자 보호위반 등이 교통사고의 주 원인이 되는 다른 지역에 비해 전남지역은 1분기당 2092건이 발생, 사망자가 전국평균 2.5배가 넘을 만큼 고령운전자가 내는 교통사고가 한층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양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광양시 전체 운전면허소지자 9만 6688명중 65세 이상 운전면허소지자는 6425명으로 6.6%, 70세 이상이 3093명으로 3.2% 등 65세 이상 고령운전자가 전체 운전면허소지자의 9.8%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령운전자 사고 또한 해마다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와 지자체의 정책적인 제도 마련이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분석시스템 자료에 의하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65세 이상 광양시 고령운전자 사고현황은 2016년 185건에 5명 사망, 2017년 241건에 2명 사망, 2018년 347건에 5명 사망 등 지속적으로 사고가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광양시가 늘어나는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 24일부터 오는 8월 30일까지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는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60명에게 광양사랑상품권 10만원을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지원하기로 했다.
김호찬 교통지도팀장은“전남도와 순천,여수는 70세 이상 운전자에게 지원을 하고 있는데 광양시는 65세 이상 운전자에게 지원 혜택을 주고 있다”며 “일반 고령 운전면허 소지자들의 운전의 기회를 줄임으로써 고령자 교통사고율이 줄어 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의 이러한 대안마련에 운전면허가 있어야 생업을 유지할 수 있는 시민들에게는 별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40여년동안 택시운전을 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 온 60대 운전자 중마동 신 모씨는“나이가 많은 운전자라고 해서 꼭 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지는 않다. 운전으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인데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운전을 안할수는 없지 않느냐?”며“65세 이상을 고령운전자로 단정하고 면허를 반납하라는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다”고 말했다.
올해 팔순의 친정아버지를 둔 진 모씨는“농사를 짓고 계시는데 차가 없으면 안 된다. 친정엄마가 기른 대파, 마늘, 배추 같은 농작물을 시장에 내다 팔아야 하는데 아버지가 아침 일찍 트럭에 싣고 시장까지 운반해주고 계신다. 항상 걱정”이라고 말했다.
초고령사회에 접어 든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운전자들은 핸들을 놓으면 보호 받아야 할 어린이와 같은‘교통약자’가 되고 핸들을 잡으면 교통안전을 위협하는‘위험운전자’가 된다.
광양시는 물론 다른 지자체에서 실시하고 있는 고령운전자가 면허를 반납할 경우 지원하는 인센티브 제도가 교통약자와 타인의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위험운전자의 경계에 있는 고령운전자들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될지, 또 사고율을 낮추는 데 있어서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