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 민원 피하는 정 시장? 적극 행정 아쉽다
항의 민원 피하는 정 시장? 적극 행정 아쉽다
  • 이정교 기자
  • 승인 2019.06.21 19:20
  • 호수 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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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이정교 취재 기자

지난 19, 주한 크로아티아 대사가 광양을 방문하기로 한 날. 시청 정문 앞에서는 행복주택 부지이전을 요구하는 주민과 학부모들의 집회가 있었다. 방문 예정 시간을 약 한 시간 앞두고, 앰프의 전력이 끊겼다.

학부모들은“정 시장이 우리와의 대화에는 나서지 않고, 대사 방문 때 창피할까봐 전력을 끊었다”고 성토했다. 무선앰프와 확성기를 가져와 집회를 이어갔다.

더불어 18일‘현장행정의 날’에는 현장을 찾아간 한 주민이 정 시장과 대화하던 중 공무원과 주민간 고성을 동반한 소란이 있었다. 다른 공무원들이 주민을 제지하는 사이 시장은 자리를 옮겼다.

현장에 있었던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맥락은 주민 차량이 시장 차량 앞을 막아서 공무원이 동의 없이 옮긴 것인데,‘일부러 막은것으로 보인다’와‘급하게 정차한 것이 시장차량 앞 이었을 뿐이다’며 입장이 다르다.

다시 크로아티아 대사 방문 당시로 돌아가 보면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크로아티아 대사 방문 일정을 마치고 정 시장의 차량이 시청 정문에 들어섰다. 학부모들 누구도 이전 일정 때문에 정문으로 나갔던 시장 차량이 다시 시청에 들어간 것을 보지 못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정문 도로로 나와 시장 차량을 막아보겠다고 나섰다.

“시장님 우리를 만나주세요”,“이야기를 들어 주세요”,“피하지 말고 정문으로 나와 주세요”

차량은 시청 뒤편으로 빠져나갔고, 주민과 학부모들은 허탈해 했다.

현재 광양시청 앞에는 정 시장과 행정을 비판하는 다양한 현수막이 걸려있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정 시장이 행사는 다니면서, 항의성 면담 요청을 피한다”며“이는 시민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시장이 시민을 무시하는 것은 절대 아니고, 행정에는 절차가 있다”며“모든 일을 시장이 듣고 실무자에게 하향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어“사안들은 실무자 보고를 통해 파악하고 있고, 담당 국장과 부서들이 책임감을 갖고 주민 입장을 살펴 달라 당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시의 민원 해결 과정이 부족했기 때문에 시장을 직접 만나고 싶어 한다.

목청껏 외치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갈등을 해결해 줄 묘책이 아니라, 같이 공감하고 고민해보는 행정의 적극 자세가 아니었을까 싶다.

절차에 따라 행한 사업에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행정이 한번쯤 민원 대응 과정을 돌아봐야 한다고 억지를 부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