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간 갈등…KMI(한국해양수산개발원) 유치 발목 잡히나‘고심’
기관 간 갈등…KMI(한국해양수산개발원) 유치 발목 잡히나‘고심’
  • 김호 기자
  • 승인 2019.07.05 20:24
  • 호수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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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I와 불편한 항만공사
광양항 유치 부정적 입장
“시간 두고 고민 더 필요”

시, 이달중 업무협약 목표
“광양항•수산 발전 기회”
갈등 해소시킬 해법 필요

광양시가 광양항 해양산업클러스트 구축과 전남권 해양수산정책 수립의 싱크탱크 역할이 기대되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광양본부 유치를 추진 중에 있다.

유치 추진은 광양시와 전남도, 여수광양항만공사, KMI 등 4개 기관이 참여해 이달 중 정책업무협약(MOU)이 목표다.

시는 광양항 인근에 KMI를 유치하면 부산에서 보는 것보다 면밀히 볼 수 있고 주도적으로 전문적인 연구를 할 수 있어, 광양항을 비롯해 전남 전체의 해양·수산·해운·물류 등에 대한 다양한 정책개발과 연구용역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항만공사가 KMI 광양본부 유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시가 KMI 광양본부 부지로 염두에 두고 있는 곳이 항만공사 소유인 중마일반부두 내‘해양산업클러스트 연구부지’나‘월드마린센터 내’라는 점에서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더나가 KMI 역할이 광양항 등 해운항만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수산과 해양산업 등 다양한 해양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항만공사의 부정적인 입장이 자칫 광양항을 비롯해 전남권 수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는 항만공사가 KMI 역할을 항만에 국한시키고 있는 시각에 대해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시에 따르면 현재 항만공사는 큰 틀에서는 KMI 광양본부 유치를 찬성하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지만 시가 업무 협조를 요청하고 있는 MOU 체결은 내키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KMI는 해운항만 뿐 아니라 국내외 수산과 해양, 해양레저 등 다양한 해양 관련 분야의 정책 개발과 비교연구를 하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이라며“광양을 넘어 전남권 해양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항만공사가 부담해야 할 부분은 크게 없고, 다만 광양에 입주해 있는 기관으로서 시가 추진하는 사업에 힘을 보태달라는 의미로 협조를 부탁하고 있다”며“전남도에서도 항만공사가 참여하지 않으면 곤란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항만공사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항만공사 측은 KMI와의 불화설을 이유로 이달 중 협약서 서명이 어려운 만큼 시간을 두고 추진하자는 입장을 내비치는 등 당장은 함께 할 뜻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항만공사 관계자는“KMI 광양본부 유치는 광양시장의 공약으로 알고 있는 만큼 광양시가 독립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관여하지 않겠다”며“참여하고 싶지 않지만 꼭 해야 한다면 시간을 두고 좀 더 고민해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어“KMI는 부산에 본거지를 두고 부산항 발전에만 치중해 왔다”며 “그동안 광양항 발전에 불리한 내용의 연구 용역 발표 등 좋지 않은 영향을 많이 미쳤던 만큼 사이가 좋을 수 없다”고 말해 KMI와 불편한 관계임을 내비쳤다.

이는 여수광양항만공사 차민식 사장도 같은 시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에 따르면 차 사장이 KMI 광양본부 유치가 광양항에 크게 도움되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으며, KMI 측에서 광양본부 유치를 적극 희망하면 모를까 차라리 전남발전연구원 같은 호남권 기관을 유치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을 전했다는 것.

이처럼 항만공사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광양시는‘전남도·KMI·광양시·여수광양항만공사’간 업무협약에 대한 KMI측 의견을 묻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KMI측은“4개 기관 간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KMI가 국가 해양수산 정책기관으로서 지역 해운항만과 해양수산업 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업무협약 체결을 제안하니 협조해 달라”는 회신을 보내왔다.

시가 KMI 측 공문을 토대로 다시 항만공사 설득에 나선다는 입장에서 ‘KMI 광양본부 유치’에 탄력이 붙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관련기사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