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칼럼] 세(勢)몰이-소통의 주도권을 잡아라
[소통칼럼] 세(勢)몰이-소통의 주도권을 잡아라
  • 광양뉴스
  • 승인 2019.08.23 19:19
  • 호수 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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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작가, 소통 변화관리 전문가
김해원 작가, 소통 변화관리 전문가
김해원 작가, 소통 변화관리 전문가

제왕학의 성전으로 불리는 『한비자』의 저자 한비는 군주가‘세(勢)와 법(法)과 술(術)’로 나라를 다스리면 권세를 잃지 않고 주도적으로 통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법과 술책이 뛰어나도 세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계속해서 주도권을 잡을 수 없다고 말한다.

중국 춘추 전국시대에 조조가 한나라 임금을 끼고 제후국을 다스린 것이나 환관들이 임금의 권세를 등에 엎고 호가호위를 했던 것도 세를 형성해서 주도권을 잡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소통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자기의 주장을 지지해주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그래야 자기의 말에 힘이 실리고 그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가 더 확장된다.

아울러 지지해주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강한 여론이 형성되어 세가 더 강화된다.

공자가 논어에서“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者來)”라고 한 말에도 세를 형성하면 그 세가 또 다른 세를 불러와서 점점 커진다는‘세의원리’가 담겨 있다. 즉 가까운 사람을 기쁘게 하면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그 소문을 듣고 멀리서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짐으로써 아주 강력한 세가 형성되는 것이다.

소통을 함에 있어서도 이 원리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 대화를 하다 보면 그 흐름이 자기에게 유리한 경우도 있고 불리한 경우도 있는데 소통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그 흐름을 잘 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가 처한 위치가 열세인지 아니면 우세인지를 알아야 하고, 상대의 세가 강한지 자기의 세가 강한지를 상대방보다 빨리 인지해야 한다. 그래서 열세라고 판단되면 뒤로 물러나 웅크리고 우세하다고 판단되면 질풍노도와 같이 신속하게 소통을 통해 얻고자 하는 바를 달성해야 한다.

손자병법에‘병형상수(兵形象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군대는 물을 닮아야 한다는 말이다. 즉 물의 형세가 높은 곳을 피해 아래로 흘러가는 것처럼 군대의 형세도 단단한 곳을 피해 취약한 곳을 공격해야 한다는 말이다. 유연하면서도 때로는 거세게 몰아치는 물처럼, 그때그때 변하는 상황에 맞춰 대응하는 수시처변(隨時處變)의 자세로 소통에 임해야 한다.

한비자에서 말하듯 사람은 자기에게 이익이 있으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소통의 세를 모으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이익을 많이 지녀야 한다. 아울러 그 이익을 난발하지 말고 소통의 흐름을 봐서 그 흐름이 자기에게 유리할 것으로 예측되는 시점에 집중적으로 이익을 제공하여 소통의 세를 형성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세의 크기는 자기가 느끼는 크기가 아니라 상대방이 자기에게 있다고 느끼는 크기이다. 그러기에 은연중에 자기의 세가 크다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 그래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섣불리 소통의 주도권에 도전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아울러, 그 세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소통의 세를 강화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한 순간의 방심으로 상대방의 세에 밀려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주도권을 잃는 상황이 발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인지지 가이측천(衆人之智 可以測天)’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여러 사람의 지혜는 하늘도 예측할 수 없다는 말로,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여러 사람이 한데 힘을 모으면 그 위기를 능히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개인의 능력이 아무리 출중하다고 해도 여러 사람이 단합하여 이룬 힘은 당해 낼 수 없다. 혼자의 힘은 약하지만 단체의 힘을 강하다. 이러한 원리는 소통에도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