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직•창업 로드맵 프로젝트[3] 지역특산물 활용해 함께 크는 ‘광양식탁’
청년 창직•창업 로드맵 프로젝트[3] 지역특산물 활용해 함께 크는 ‘광양식탁’
  • 이정교 기자
  • 승인 2019.09.0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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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박•파프리카•매실 등 지역 농가 식재료 활용
쌀•채소 직접 재배…인근주민 식재료 줄 때 많아
창업 6개월, 입소문에 고객 북적…홍보는 SNS

창직·창업을 꿈꾸는 청년이 많다. 각자 개성이 다르다 보니 하고자 하는 분야도 다양하다.

전국적으로 창직·창업에 나선 청년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비롯한 지원정책도 다양해졌다. 그럼에도 덜컥 나섰다가 포기하는 청년도 늘어 간다.

광양지역에서도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청년 창직 전문가 양성사업’과 광양시청의‘도심 빈점포 활용 청년창업사업’등을 통해 창직·창업 과정 중인 청년이 있다. 이에 광양신문은 청년이 사회구성원으로써 올바른 성장과 지역사회에 정착하기를 응원하며, 지역 내 청년 창업업체와 창업과정을 지속 취재해 청년 창직·창업 로드맵을 만들려 한다. <편집자주>

이전한 골약동사무소 앞에 지난 3월, 한 식당이 문을 열었다. 하얀 슬레이트 외벽에‘광양식탁’이라는 상호가 눈에 띈다.

실내로 들어가면 한쪽 벽에‘광양식탁은 광양 특산물로 상차림을 합니다’라는 글귀가 보인다. 업체의 성격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이다.

오호승 씨

광양식탁은 지역 토박이 29살 청년이 창업주다. 멋들어지게 기른 콧수염이 특징이다. 호탕하면서 순박한 웃음도 돋보인다. 황방마을에 살고 있는 오호승 씨가 그 주인공이다.

호승 씨는 대학 졸업 전부터 다양한 일을 도전해오다 최근 요식업을 시작했다. 지역특산품을 알리고, 농가와 상생해서 함께 성장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점심·저녁식사부터 계절메뉴·술안주까지‘다양’

점심메뉴는‘광양 한상’이라는 이름의 단일 메뉴다. 날마다 다른 메인요리와 8가지 기본 반찬이 제공되는 가정식 백반이다.

기본 반찬을 만드는 식재료도 새벽마다 지역 농가가 직접 가져온다. 부족할 때는 급하게 시장에서 사오거나, 직접 채소를 키우고 있는 텃밭에 다녀오기도 한다. 때때로 인근 주민들이 무료로 줄 때도 있다. 최근에도 한 주민이 양파를 한가득 놓고 갔다.

광양식탁의 백반 한상차림

예약제로 제공되는 계절메뉴도 있다. 봄에는 도다리 쑥국, 미역국, 정어리 쌈밥, 꽃게탕 등이 제 맛이다. 여름에는 약재 백숙, 가을에는 대하구이와 전어구이가 별미다. 겨울은 물메기탕, 김국, 굴 등이 제공된다.

계절메뉴인 약재 백숙.

이밖에도 저녁에는 김치찌개, 된장찌개, 갈치조림, 닭볶음탕 등이 인기다. 먹태, 계란말이, 해물파전, 껍데기 볶음 등의 술안주도 마련돼 있다. 계절마다 시간마다 다양한 메뉴로 가득하다.

기본 반찬을 포함한 식재료 모두 지역 농가와 협약을 맺어 저렴한 가격에 유통한다. 단, 그 차익은 참기름·들기름, 소금, 고춧가루 등 추가 재료를 국산품으로 쓰는데 사용한다.

닭볶음탕.

 

목표 설정을 뚜렷하게

창직 과정 컨설팅 큰 도움돼

호승 씨는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요리전문가로 창직 과정을 진행해 왔다. 지난주에는 창업 후 집행계획에 따른 결과보고서를 제출했다.

단기목표는 가게 안정이다. 앞으로 더 많은 지역농가와 협약을 맺고 식재료를 공급받을 계획이다. 장기목표는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레시피를 개발해 보급하는 것이다.

광양식탁의 운영 철학

이런 목표를 설정하는 데는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진행하는 개인 컨설팅과 그룹 컨설팅이 큰 도움이 됐다. 투박한 취지를 깔끔하게 손보고, 협소한 대상 설정을 더 포괄적으로 바꿔준다.

호승 씨는“처음에는 막연하게 요식업을 해보겠다는 생각뿐이었는데 하나하나 세분화되고 있다”며“지역특산물을 활용하는 취지다 보니 이상하게 지역에 대한 책임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지역 출신이다 보니 시간대나 고객 대상을 설정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며“식당이 안정되면 레시피 개발에 주력할 생각이지만, 아직까진 보완해야 할 점을 찾아가며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광양식탁은 저렴한 유통가로 식당 유지비용을 줄여 운영의 장기화를 꾀하려 노력 중이다. 업체 홍보는 주로 SNS를 활용한다.

내부 전경

아침 11시부터 밤 12시까지 영업하는데, 낮 2시부터 5시까지는 휴식시간이다. 다만 새벽 1~2시까지는 단체예약에 한해 연장하기도 한다.

인근 현장사무소의 직원들이 점심·저녁식사를 하러 오고, 주말에는 입소문을 타고 찾아온 외지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젊은 식당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