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구 행복주택…갑작스런 단체 등장에‘술렁’
중동지구 행복주택…갑작스런 단체 등장에‘술렁’
  • 이정교 기자
  • 승인 2019.09.06 17:58
  • 호수 8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식 이력 없는‘청년참여연대’
LH•반대주민 간 중재역할 자처
주민들“대표성 누가 줬나” 거부
청년참여연대가 중동지구 행복주택 건립을 찬성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청년참여연대가 중동지구 행복주택 건립을 찬성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중동지구 행복주택 건립 논란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일, 시청 앞에서 건립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집회를 연‘청년참여연대’라는 단체는 시에 등록이 되어 있지 않고, 대외적으로 알려진 공식 활동 이력이 없다.

이날 시청 앞 광장에서 청년참여연대의 촉구 집회와 시청 정문에서 거주민대책위의 반대 집회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집회가 긴장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거주민대책위에서 집회사진을 찍으려 하자 청년참여연대 측에서‘찍지 말라’며 강압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다. 청년참여연대가 사용한 현수막에는 단체이름 표시가 없었다.

청년참여연대의 갑작스런 등장에 거주민대책위는 뒤에 또 다른 배경이 있지 않겠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유는 청년참여연대가 대책위와 LH 간의 중재역할을 자처하며 간담회를 주선했기 때문이다.

대책위는 대표 성격과 중재역할의 권한을 누가 줬냐며 참석을 거부했다. 결국 대책위를 제외하고 시, LH 관계자, 청년참여연대 대표 등이 참석했다.

거주민대책위는“시에 정식등록도 안된 단체가 간담회를 주선했는데 양 기관이 다 참여했다”며“LH는 시가, 시는 LH가 주선했다는데 누가 어떤 취지로 간담회를 열었는지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정식단체도 아닌데 양 기관이 응한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며“누구나 대표라고 자처하고 자리를 마련해달라 하면 응하는 것이냐”고 덧붙였다.

청년참여연대는“창립한지 2년쯤 됐는데, 취·창업상담이나 정책 등을 알아보는 일을 해왔다”며“좋은 취지인데도 미뤄지고 있는데, 거주민 주장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방안을 같이 찾아보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거주민이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궁금한 점에 대해 LH와 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며“하루 빨리 거주민의 민원이 해결돼 착공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거주민대책위의 입장을 듣겠다는 단체가 대책위에 사전접촉 없이 촉구집회를 먼저 추진한 점이나 집회 당시 사진을 찍지 말라며 보였던 태도 등 때문에 뒷배경에 대한 의혹을 키우고 있다.

시 관계자는“그동안 거주민과 LH 모두 시를 경유해 의견을 협의하려 해서 당사자 간에 협의토록 지켜보는 상황”이라며“시가 주선해서 간담회를 열고, 단체의 건립 촉구를 독려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현재 중앙초 학부모와 거주민대책위의 요구사항은 LH공사와 협의가 진행 중이다. 각각 △초등학교·인근 건물 안전진단 △발파진동 반경 탄성파 지질조사 △균열건물 조사 △지하저수조 위치변경 △발파시 진동계측기 설치 △교육환경영향평가 대상여부 △방학기간 공사실시여부 등이다.

이에 대해 LH는 일부를 제외하고 수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서로 간에 이견차가 남아있다. 새로운 단체와 별개로 기존에 추진하던 피해조사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