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동시 이야기] 이파리가 없다
[융합동시 이야기] 이파리가 없다
  • 광양뉴스
  • 승인 2019.09.27 16:55
  • 호수 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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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행신 작가

     이파리가 없다

아가가 벽에 그린 나무에

이파리가 없다

초록으로 무성한 이 한여름

파란 색연필로 그린 나무에는

줄기와 빈 가지뿐이다

아가는 벌써

겨울나무를 데리고 왔다

추워지기도 전에

방안으로 데리고 왔다

<과학 4학년 1학기 3단원‘식물의 한 살이’>

 

*이파리들의 지혜

식물의 잎에는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비밀들이 숨어 있어요.

단풍잎은 왜 손가락을 닮았을까요? 소나무 잎은 왜 바늘처럼 뾰족할까요? 고무나무 잎은 왜 그렇게 넓고 두툼할까요?

“물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만든 우리들의 지혜라구요”

식물이 살아가기 위해선 영양이 듬뿍 들어있는 토양과 물, 햇빛과 공기가 필요해요. 식물은 그런 조건들을 어떻게 활용하면 더 오래 살아갈 수 있을까를 궁리하고 또 궁리하지요

동백나무나 사철나무 이파리는 왁스를 바른 듯 반들거리지요. 이것을‘큐티큘라층’이라 하는데, 물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해요.

“우리는 사시사철 파란 잎을 자랑해야 하거든요”

뿌리가 얻은 물을 더 오래 보존하려고 스스로 왁스를 만들었어요.

칡은 한 가지에 세 개의 잎이 달려 있어요. 가운데 잎은 둥글게, 양옆 잎은 반달모양이에요. 햇빛을 골고루 받으려 나름대로 지혜를 발휘한 것이지요.

열대우림에는 20m가 훌쩍 넘는 큰 키의 나무들과 그 아래 작은 나무와 양치식물이 함께 살아가요. 작은 관엽식물들도 살아가기 위해서는 역시 수분과 양분, 광합성을 위한 햇빛이 필요하지요.

“에게게! 저 키 큰 나무들 때문에 햇빛이 요것뿐이야?”

관엽식물들은 어떻게든 빛을 많이 받아야 하기에 잎을 크게 만들어 버렸어요.

이파리에 일부러 구멍이 뚫기도 하지요.‘스위스 치즈 식물’이라고도 불리는 몬스테라가 바로 대표적인 식물이에요, 잎에 구멍을 뚫게 된 이유를 최근에야 알게 되었어요. 그동안은 바람에 날리지 않기 위해 잎에 구멍을 뚫었다거나, 동물들의 먹이가 되지 않기 위해 구멍 위장을 한 것이라는 추측뿐이었어요. 그런데 최근에 모든 잎이 광합성을 고루 잘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답니다.

몬스테라도 열대우림의 거대한 나무들 아래에서 살지요. 당연히 큰 나무들의 나뭇잎에 가려 광합성을 할 수 있는 햇빛의 양이 적을 수밖에 없었지요. 잎이 사방으로 뻗는 몬스테라 특유의 성질 때문에 위에 있는 잎들이 햇빛을 받으면, 그나마 그 그림자에 의해 아래에 있는 잎들은 햇빛을 받기 어려웠어요.

“그렇지, 구멍을 뚫자! 그러면 밑에 있는 이파리들에게도 햇빛이 골고루 갈 수 있을 테니까.”

그래서 몬스테라는 잎에 구멍을 뚫기 시작했어요. 오랜 시간이 지나자 지금처럼 구멍 뚫린 멋진 이파리를 갖게 되었지요. 그 외에도 많은 식물들이 살아가기 위해서 그들 나름대로 궁리하고 또 궁리한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