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약 선언한‘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그 현장을 가다
재도약 선언한‘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그 현장을 가다
  • 이정교 기자
  • 승인 2019.10.11 17:44
  • 호수 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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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진흥재단 현장연수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85개국 300여편 초청
뉴 커런츠·아시아영화의 창 섹션 선정 2편 관람
제 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지난해 정상화에 이어 올해 재도약을 선언한 24 부산국제영화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 3일부터 12일까지의 전체 일정 한국언론진흥재단 현장연수에 참여해 지난 6일부터 2 3 일정으로 부산을 다녀왔다.

상영작 포스터 전시 사이마다 휴식공간이 마련돼 있다.
상영작 포스터 전시 사이마다 휴식공간이 마련돼 있다.

올해는 6 극장 37 스크린에 85개국에서 초청된 300여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가운데 자국 상영을 제외하고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초청작이 150편이 넘는다. 명실상부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임을 확인할 있는 대목이다.

특히 올해 ·폐막작은 부산영화제 -커런츠 부문(신인 감독) 출신 감독의 작품이 선정되며 진귀한 기록을 만들었다.

개막작은 2015호두나무 커런츠상을 수상한 카자흐스탄 감독 예를란 누르무캄베토프의 영화말도둑들, 시간의 , 폐막작은 2016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커런츠 부문에서 넷팩상을 받았던 임대형 감독의 <윤희에게> 선정됐다.

커런츠 섹션은 신인 감독의 번째 혹은 번째 장편영화가 대상이다. 이중 2편을 선정해 폐막식에 다시 상영한다.

커런츠 출신 감독이 개막작과 폐막작에 동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화에서 착안한 소시민의

 

연수 처음 관람한 영화는 커런츠 섹션의봄봄이라는 작품이다. 중국의 리지 감독이 연출, 편집, 감독을 모두 맡았고, 장편 도전작이다. 리지 감독은 이전에 단편영화를 부산영화제에 준비했었지만 선정되진 않았다.

영화 배경은 중국 동북지역의 치치하르시. 기차 관련 공장의 잇따른 폐업으로 실업자들이 늘고, 많은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면서 삭막하다.

주인공은 기차 부속 공장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데 구조조정 대상자가 되고, 도둑 누명까지 쓰게 되면서 그의 삶이 크게 흔들린다.

사건 해결 과정은 순탄치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꼬여만 간다. 주인공은 막막한 상황에서 진짜 도둑을 잡기 위해 발버둥을 친다. 답답하고 적막하면서 애처로운 분위기가 가득한 영화다.

리지 감독은항상 현실 위주의 시나리오를 써왔고, 이번 영화도 지인이 해준 공장 절도 사건에서 착안했다고향과 주변이 영감의 원천이고 역시 소시민이기 때문에 소시민의 삶에 집중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이어지금은 동북지역 상황이 많이 좋아졌지만 촬영할 당시는 가장 힘든 시기였다지금도 장르영화 원고를 쓰고 있는데, 그전에 동북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작은 영화 한편을 찍을 예정라고 덧붙였다.

 

이념 차이에서 벌어진 무자비한 테러

 

뉴 커런츠 섹션 '봄봄'의 리지 감독
뉴 커런츠 섹션 '봄봄'의 리지 감독

 

아시아영화의 섹션 모스토파 사르와르 파루키 감독의새터데이 에프터눈 리허설만 달이 걸렸고 촬영은 82 만에 끝냈다. 단순하게 정리하자면 라마단 기간 식당에 들이닥친 테러범들이 종업원과 손님을 인질로 잡고 무자비하게 죽이는 내용이다.

최대한 편집을 줄이고 컷으로 촬영해 상황이 반복되는 느낌도 있다. 종교적 이념, 인종, 성별, 세대 차이 다양한 심리적 갈등이 끝없이 이어진다.

촬영을 끝내고 극중 배역을 맡았던 배우가 고혈압 증세로 치료까지 받을 정도로 인물 간의 갈등이 깊다. 작품 역시 실제로 있었던 카페 테러를 모티브로 만들었다.

모스토파 사르와르 파루키 감독은모든 사람의 좌절감을 표현하기 위해 현실감을 부각하려고 노력했다 장소에서 씬을 구분하는데 어렵기 때문에 크게 3개의 파트로 공간을 나눠 카메라의 위치, 구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말했다.

이어촬영 현장이 워낙 힘들다보니 카메라 담당자가 도망가는 악몽까지 꿨을 정도였지만테러범을 부각시키지 않고 이미 죽은 사람들에게서 희망을 찾고자 했다 덧붙였다.

또한부산국제영화제와는 인연이 깊다“2012년에는 폐막작에 선정돼 상영하기도 했다 말했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이번 영화제를 준비하며 많은 고민이 있었다. 일본 영화가 선정 완료된 이후 급작스러웠던 한일관계의 냉각과 넷플릭스의 영화제 참여도 하나다.

'새터데이 애프터눈' 모스토퐈 사르와르 파루키 감독

 

위원장은사실 국내의 소비 방식이 넷플릭스 같은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급변하는데 관심을 갖고 있는 전문가나 매체가 없다국내 대기업이 영화산업을 지배하면서 대비하고자 하는 변화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뒤늦게 관련 분야에 뛰어들고 있지만 내년에 메이저급 플랫폼의 국내 진출이 이뤄지면 뒤쳐질 수밖에 없고, 국내 영화산업의 위기가 이라고 덧붙였다.

또한일본 영화 선정 시기는 6 경인데, 이후 한일관계가 급격하게 나빠졌다하지만 영화제는 정치적인 부분과 떨어져 접근하기 때문에 시기성과 영화적 감각에 초점을 뒀다 말했다.

전 위원장은국내의 많았던 국제영화제가 지역 위주, 배타적 문화로 군소영화제로 전락했고, 명맥만 유지하다 해체하는 수순을 밟아왔다개인적으로는 남은 임기 중에 다양한 참여로 영화산업의 저변확대가 이뤄지길 바란다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