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칼럼] “수신(修身)이 소통(疏通)이다”
[소통칼럼] “수신(修身)이 소통(疏通)이다”
  • 광양뉴스
  • 승인 2019.10.11 17:42
  • 호수 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해원 작가, 소통 변화관리 전문가
김해원 작가, 소통 변화관리 전문가
김해원 작가, 소통 변화관리 전문가

대학에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하고 집안을 가지런히 하며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정한다는 말이다. 즉 자기 자신을 잘 다스리는 것이 결국 천하를 평정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이는 소통을 함에 있어서도 적용되는 가장 기본적인 항목이다. 어쩌면 수신하는 것이 소통의 전부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자기가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는 결코 안정된 소통 관계를 유지할 수 없고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이 상대방과의 소통에서 원활한 관계를 형성한다는 것은 비교적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많은 전문가들이 자기가 알고 있는 전문지식으로 남을 가르치는 데 애쓰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진정한 전문가는 자기의 전문지식으로 자기 자신을 가르치는 데 힘쓴다. 일례로 다른 사람들과 대인관계가 좋은 사람이 가족들과 관계가 좋지 않다면 수신이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이다. 또 남이 볼 때는 예의 바르게 행동하면서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는 무례하게 행동하는 사람도 수신이 덜 된 사람이다.

수신이 잘된 사람은 결코 남에게 자기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수신의 도(道)를 행하는 사람은 은밀한 곳에서 은자처럼 생활하거나 대중 속에서 은둔 생활을 한다. 또 남보다 더 많이 알아도 자기를 숙이고 겸손한 태도로 상대방을 배려한다.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자기가 아는 것을 내려놓고 전혀 모르는 백지상태에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더 많이 배우고 익힌다는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 자기가 많이 가졌다고 해도 이를 드러내지 말고 자기보다 덜 가진 사람을 위해서 자기가 가진 것을 기꺼이 베풀고 나누는 태도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맹자에‘학문하는 길은 다른 것이 아니라 그 놓친 마음을 찾는 것일 뿐이다’는 말이 있듯이 배우고 익히는 것은 결국 자기의 잃어버린 마음을 다시 찾는 것이다. 즉 착하고 순수한 본래의 마음을 찾는 과정이 바로 학문의 과정이다.

성선설(性善說)을 주장한 맹자는 사람은 본래 본성이 착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악의 기운이 스며들어서 악한 사람이 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다시금 선한 사람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학문을 해야 하는바, 학문을 하는 길이 바로 그 잃어버린 순수하고 착한 마음을 찾는 길이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자기의 착한 마음을 찾고 자기의 마음을 보다 순수한 상태로 만드는 과정이 바로 수신의 과정이다.

소통을 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란하고 능수능란한 말솜씨가 아니라 그 사람의 인성이나 태도이다.

태도가 모든 것을 말한다는 말이 있듯이 굳이 소통을 하지 않아도 그 사람 자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인품이나 덕성을 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것은 예측 가능하다.

생선 싼 종이에서는 생선 냄새가 풍긴다. 마찬가지로 인성이나 인품이 바르지 못한 사람은 아무리 위장하고 연기해도 시간이 지나면 그 진면목이 드러나게 된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원활한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올바른 인성과 성품을 기르는 데 힘써야 한다.

“창랑지수청혜가이탁오영(滄浪之水淸兮可以濯吾纓) 창랑지수탁혜가이탁오족(滄浪之水濁兮可以濯吾足)”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나의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나의 발을 씻는다는 말이다.

소통을 함에 있어서 자기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는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으려고 하기보다는 그 상황에 따라 자기가 임기응변의 자세로 대응하지 못한 것을 성찰하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 더 나은 소통 전문가로 거듭나는 수신(修身)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