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누가?”수년째 방치된‘풍력발전기’
“관리는 누가?”수년째 방치된‘풍력발전기’
  • 이정교 기자
  • 승인 2019.10.11 18:02
  • 호수 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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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생태공원 가로등 발전용
작동 안 해 전력 공급‘불가능’
부서 인수인계 중‘공중에 떠’
관련 부서 4곳, 서로‘나몰라’

와우생태호수공원 풍력발전기가 오랫동안 정상 작동을 하지 않은 가운데, 관리주체 또한 명확하지 않아 사실상 시가 방치해 왔다는 지적이다.

당초 풍력발전기는 자가발전으로 공원 내 가로등 점등을 목적으로 설치됐다.

그러나 당시 기술력은 물론 환경 여건도 맞지 않아 상시적인 작동이 불가능했고, 이에 시는 공원 내 가로등에 전력을 별도로 공급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설치했던 담당 부서가 인수인계 과정을 거치면서 인계를 받을 부서가 풍력발전기 인계를 거부하는 등 관리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수년째 관리를 하지 않고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관련부서들은 수년째 풍력발전기가 작동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해당 풍력발전기 앞 안내문을 보면 수직축 계동 연계방식으로 높이 10.2m, 무게는 680kg, 설비용량은 3kw 규모다. 시동풍속 3m/s, 정격풍속 12m/s로 자연바람으로 전기를 생산하는데 생산된 전기량은 공원 내 모든 가로등을 밝힐 수 있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실제 안내문과 달리 풍력발전기가 작동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는 시민들의 제보가 다수 이어진다.

한 시민은“와우생태공원에 산책을 다니는데 발전기가 작동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왜 항상 멈춰있는지 궁금했고, 고장이 난 게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확인 결과 해당 시설은 환경과가 조성한 후 공원녹지사업소에 인계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풍력발전기와 연관이 있는 부서는 총 4곳이다.

먼저 공원녹지과 관계자는“2012년에 지역경제과에 인계하려는 계획안은 있다”며“이관 계획 당시 가로등 관련부서가 지역경제과에 있었는데 그쪽 소관이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지역경제과 관계자는“풍력발전기는 환경과가 설치했기 때문에 환경과 소관”이라고 판단 된다는 입장이다.

환경과 관계자는“우리가 설치한 게 맞지만 이후 타 부서로 이관된 사항”이라며“공원인 만큼 공원녹지과 소관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부서 3곳이 서로 타 부서 소관이라고 답하자 현재 가로등 관련 부서가 있는 시설관리과로 문의했다.

시설관리과 관계자는“가로등은 우리 부서에서 관리하고 있고, 전력도 공급하고 있지만 풍력발전기는 아니다”며 “설비 초기부터 문제가 많아서 인계를 거부한 것으로 알고 있고, 해당 발전기를 살펴본 결과 공원 내 전력공급이 불가능한 시설”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후에도 4개 부서를 돌아가며 재차 상황을 물었지만 뚜렷한 답변 또는 문서는 확인할 수 없었다. 정황상 최종 이관 부서인 지역경제과는 관련 자료를 찾는 데로 내용을 확인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2011년 설치된 풍력발전기와 관련된 부서 4곳이 서로‘나 몰라라’ 식 입장을 반복하면서 사실상 수년간 방치했다는 의혹만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