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동시이야기] 할머니 공부
[융합동시이야기] 할머니 공부
  • 광양뉴스
  • 승인 2019.10.25 18:02
  • 호수 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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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행신 작가

 

할머니 공부

우리는 오늘 과학 시간에

페트리트 접시에 물먹은 솜을 깔고

강낭콩을 심었다

할머니는 비탈진 담장 밑에

강낭콩을 심으셨다

우리는 교실에서 공부하는데

할머니는 담장 밑에서 공부하신다

며칠 후 싹이 나고 잎이 펴는데

할머니의 강낭콩이 더 무성하다

할머니의 공부가 더 무성하다

<과학 4학년 1학기 3단원‘식물의 한 살이’>

*씨앗 전쟁이 다가오고 있어요

농부들은 가을이 되면 들판의 곡식을 거두어들이지요. 농부는 거두어들인 곡식 중 일부를 잘 골라 다음 해에 쓸 씨앗으로 보관하지요. 그렇지 않으면 다음 해에 농사를 지을 수 없으니까요.

씨앗이 없으면 어떻게 되겠어요. 다른 나라에서 식량을 사 오거나 씨앗을 사 와서 농사를 지어야 하겠지요. 씨앗이 없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으니 제대로 살 수가 없겠지요.

식량 부족 현상이 점점 다가오고 있어요. 30개 이상의 국가가 식량 부족 사태를 겪고 있고, 세계 인구의 11%가 굶주리고 있다고 해요.

씨앗을 많이 보관하는 것은 곧 식량을 많이 보관하는 것과 같답니다. 세계 각국은 씨앗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 씨앗을 잘 관리하고 보관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품종을 만들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국제 식물신품종보호동맹(UPOV)이라는 단체가 있어요. 여러 나라들이 모여서 새로운 품종에 대하여 지적 재산권을 보호해 주기로 규정을 만들었어요. 어느 누구든 새로운 품종을 심거나 이용하려면 로열티라는 사용료를 지급하도록 한 것이지요.

현재 우리가 먹는 농산물의 67% 정도는 외국에 로열티를 내야 해요. 로열티 지급액은 연간 수백억원 수준이나 매년 빠른 속도로 늘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2002년에 UPOV에 가입해 직접 개발한 신품종에 대해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되었지요.

하지만 외환위기(IMF) 당시 5대 씨앗 기업 중 4곳이 다른 나라에 넘어가고 말았어요.

청량고추 잘 아시지요? 청량고추는 우리나라에서 개발하였지만, 재산권을 다른 나라에게 팔았기 때문에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답니다.

파프리카는 원래 네덜란드에서 사 와서 길렀지요. 그러다가 우리나라에서 파프리카 신품종을 개발했어요.

수확량이 더 많고 우수하여 일본에 수출하여 큰 돈을 벌어들이고 있어요. 그 파프리카 씨앗은 금보다 2배나 비싼 가격이래요.

씨앗이 그 자체가 돈이 되는 시대가 되었답니다. 새로운 품종을 만들거나 기존 품종을 개량하여 기르는 과정은 5~10년에 이르는 긴 시간과 큰 비용이 필요하지요. 일반 농민들이 다루기 어려운 부분이라서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