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사람, 허북구 박사의 ‘우리가 미처 모르고 있던 광양’
광양사람, 허북구 박사의 ‘우리가 미처 모르고 있던 광양’
  • 광양뉴스
  • 승인 2019.11.08 21:33
  • 호수 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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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자원 발굴 활용, 문화·관광산업 융성의 열쇠

차별화·경쟁력 발굴자원, 국가지원 마중물 될 것…문화·관광자원 가치에 대한 시각 전환 노력 필요

우리나라에서 지방자치는 1952년부터 실시되었다가 1961년 중단되었다. 이후 1991년에 부활된 이후 각 지방자치 단체에서는 경쟁하듯 지역의 재생 및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시책을 전개하고 있다. 그 결과 지역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 중 핵심 포인트는‘지역 자원의 발굴과 활용에 의한 문화 관광 및 산업 융성’이다. 지역이 갖는 자원은 국가지원 프로그램의 마중물이 되고, 타 지역과 차별성을 갖는 경쟁력 도구로서 매우 유용하다. 안으로는 지역의 정체성 함양에 자양분이 되어 지역발전을 위한 에너지로 작용한다. 이에 문화관광 측면에서 광양의 지역 자원에 대해 되새겨 보고, 방향성을 탐색해 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편집자주>

 

허북구 (재)나주시 천연염색문화재단 운영국장 / 농학박사, 원광대 원예산업학부겸임교수

광양시 인구는 전남 22개 시군 중 4위다. 재정 자립도 또한 전남에서 상위권이다.

인구자원이 많고 재정자립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내수 기대치가 높게 된다. 내수가 많으면 문화 관광 자원을 발굴 했을 때 초기 수요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정착을 쉽게 한다.

광양은 인구 외에 △전남에서 지리산 다음으로 높은 백운산 △아름다운 섬진강과 망덕 포구 △해양 등의 자연환경 △농특산물인 매실과 고로쇠단풍 수액 △음식 자원인 직화구이 광양숯불구이 △향료(제피, 방아잎)를 가미한 음식 △김 시식지와 튀기지 않은 김부각 △기정떡 △전어구이 △간재미 찜 △산업자원인 광양 제철과 컨테이너부두 △스포츠 자원인 전남드래곤즈축구장 등 자원이 풍부하다. 그런데도 광양을 찾는 관광객 수는 이웃 구례, 순천, 여수에 비해 꼴찌이다. 전남 전체를 놓고 보더라도 상위권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그 배경에 대해 보전 유지되고 있는 역사문화유적이 다른 시군에 비해 다소 빈약하다는 이유를 대곤 한다.

그것도 한 이유가 될 수 있지만 광양 못지않게 역사문화 유적지가 없는 작은 군조차도 광양을 찾는 관광객 보다 많은 곳들이 있다.

그런 점에서 역사문화 유적의 부족 보다는 자원의 발굴과 활용 측면에서 문제점에 대한 답을 찾아야 될 것이다.

 

자원은 유무형의 것들을 활용할 때 성립

태인문화제 방문객들이 직접 김부각 만드는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자원(資源)은 인간 생활 및 경제 생산에 이용되는 원료는 물론 노동력이나 기술 따위로 모든 것이 될 수 있다.

자원의 범위는 이처럼 넓지만 그것을 활용하지 못하면 잠재적 자원에 그치고 만다.

광양의 김이 그렇다. 광양은 김 시식지로 타 지역과 차별화되고, 김에 관해서는 세계적으로도 특출한 의미가 깃든 곳이다. 더군다나 동광양 지역에서는 튀기지 않은 김부각의 제조 및 식용 전통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좋은 자원이 있는데도 이를 발굴해서 사업화 및 문화관광 자원으로 연계시키지 못한 채 사장시켜 놓고 있다.

반면에 산골로 김과 인연이 없는 남원에서는 몇몇 가정에서 부업으로 김부각을 생산하는 것에 주목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발굴했다. 그 결과 김부각은 남원의 특산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만약에 광양에서 김 시식지인 역사 자원과 튀기지 않은 부각에 대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했다면 어땠을까?

국비 지원 인력 양성 사업과 연계해서 인력양성과 창업을 유도했다면 전통에 근거한 특산물로 정착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광양에는 김 전통과 튀기지 않은 김을 제조하는 기술이 있다. 김부각 생산을 사업화해도 창업비용은 적게 들기 때문에 다른 업종에 비해 쉽게 창업과 사업을 할 수 있다.

더욱이 국비 및 도비 인력양성 사업 중에는 창업비용의 지원과 컨설팅을 해주기 때문에 실패율이 낮다.

자원은 이처럼 아무리 좋은 것이 있어도 활용 의도와 전략이 없으면 자원이 될 수 없다. 반대로 빈약한 자원이라도 전략적으로 발굴 및 활용하면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다.

 

자원의 발굴은 분류와 함께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

대만 신주현 신푸진 곶감 마을. 이곳에서는 전통적인 곶감 건조 과정과 제조 모습을 관광 상품화 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역 자원 요소는 광양 뿐 아니라 어느 곳이든 방대하다. 방대한 자원 중 지역 실정에 맞게 콕콕 집어내서 활용하려면 우선 고정 자원과 유동자원으로 분류하고, 이것을 다시 세분화하면 지역 자원이 명확해 진다.

자원이 분류되면 그것을 다시 단면(과정이나 특정 장면 등)으로 잘라 자원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 가령 진상면 백학동 일원에서는 100여년 전 부터 밀시감을 재배해 오고 있다.

감은 곶감으로 이용되는데, 생산지의 아름다원 환경과 곶감의 제조 과정은 자원화 하지 못한 채 오로지 생산물만 판매하고 있다. 이에 비해 대만 신주현 신푸진의 곶감제조 마을에서는 전통적인 곶감 제조 과정과 모습을 관광 상품화 해 큰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곶감의 판매도 비싼 가격에 이뤄지고 있다.

자원의 발굴은 이질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다. 자신이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들이 지역 자원에 대해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것은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광양에서 매운탕 등에 많이 이용되는 방아잎이나 제피는 외지인들이 볼 때 특별한 문화이지만 광양에서는 일상이다. 일상이기 때문에 자원의 가치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

방아잎이나 제피 식용문화처럼 광양 내에서는 너도 나도 하는 것들에 대해 지역에서는 진귀하다거나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지역 자원으로 느껴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외부 인력을 활용하거나 외부에 거주하는 지역 출신 인재가 이질적인 관점에서 자원을 찾는 것도 효과적이다.

지역 자원에 대한 인식은 세대 간에도 차이가 크다. 연령대가 다른 타 지역 사람들에게 광양의 이미지 또는 연상되는 단어에 대해 질문한 결과, 정부 요직에서 근무했던 어느 70대 분은 광양 백운산 농장과 서정(김동혁) 선생, 고로쇠수액이라고 했다.

다른 60-70대 분들은 1960년대 광양 오이와 시설원예, 광양 밤, 김, 굴, 재첩 등 농수산물에 대해 언급을 했다. 40-50대는 광양불고기, 포항제철(지금의 포스코 광양제철)을, 30-40대는 매화축제(광양 매화문화축제), 광양제철, 전남드래곤즈가 많이 생각난다고 했다. 이처럼 세대에 따라 자원에 대한 관점이나 관심 사항이 달라지므로 이를 조사하고 자원발굴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지역 자원은 이렇게 분류를 하고, 이질적인 관점에서 발굴하되 지역민들이 참여하고, 브레인스토밍을 하면 지역 자원이 명확해지고, 지역에 대한 애착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된다.

 

발굴자원 초기 수요창출 정착의 관건

발굴된 자원을 자산화 하려면 자원의 발굴 단계에서부터 사업화의 성공에 이르기까지 비전을 갖고 건물이나 도시를 설계하듯이 추진해 나가야 한다.

특히 초기 수요 창출에 성과를 내어 정착을 시켜야 한다.

즉, 발굴자원을 사업화 했을 때 곧바로 이익을 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인지도가 낮고, 거래처가 적어서 고전하는 경우가 많다.

그 과정을 극복하면 사업의 지속력을 갖지만 극복하지 못하면 주저앉고 말기 때문에 초기 수요 창출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면 광양의 식품기업이나 농협에서 광양 매실의 판매 촉진을 위해 매실 함유 라면을 개발했다고 가정해 보자. 개발한 라면의 품질이 좋아도 초기에는 홍보 부족 등으로 생산 시설과 인력을 유지할 만큼의 제품 판매를 하지 못할 수가 있다.

이 때 광양시에서는 라면봉지에 매실문화축제 및 광양 관광지를 홍보하는 유료 광고를 게재 할 수 있다.

업체에서는 매실문화축제 방문객들에게 봉지에 광양시 광고가 게재된 라면을 최저 가격이나 무료(홍보용)로 배포하는 것에 의해 소비를 시킬 수가 있다.

그렇게 해서 소비와 홍보가 된다면 초기 수익을 낼 수 있고, 홍보에 의한 재구매가 이뤄져 선순환 구조를 갖게 된다.

광양시 입장에서도 매실라면을 통해 효과적인 관광객 모집과 지역 관광지 홍보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게 된다.

 

자원의 사업화 추진 동력 부여는 시의 몫

지역 자원이 발굴되고 사업화가 되면 그 주체는 개인이나 업체가 되는 경우가 많다. 개인이나 업체는 손익분기점이 매우 중요하므로 운영 방향은 광양시 정책과 같을 수만은 없게 된다.

가령, 광양시 입장에서는 음식업체들이 매실 및 광양숯불구이 등을 특화해서 음식테마 관광을 할 수 있게 했으면 좋겠지만 음식 업체에서는 손님도 없는데 무조건 손해 보면서 투자할 수 있는 입장은 못 된다.

음식관광 전문 인력 양성도 마찬가지다. 양성을 해도 이익이 나지 않을 줄 알면서도 창업할 사람은 거의 없다. 설사 창업을 했더라도 손님이 없다면 오래 버티지 못한다.

반대로 관광객이 많으면 하지 말래도 창업을 하고, 음식 메뉴를 개발하고, 음식테마관광 자원이 마련된다.

따라서 시에서는 음식 테마 관광객이 오게끔 해서 업체들이 추진 동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

한 예로 안동 간고등어는 허영만 작가의 웹툰‘안동 간고디’가 네이버에 연재되면서 지명도가 높아졌고, 큰 인기를 끌었다. 안동을 방문하는 사람도 늘었고, 간고등어 매출 향상에 기여했다. 이‘안동 간고디’웹툰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매년 공모하는‘지역특화소재 콘텐츠 개발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여수 출신의 허영만 작가와 손잡고 수행한 것이다.

광양숯불구이 또한‘지역특화소재 콘텐츠 개발 지원 사업’성격에 맞고, 유명 작가와 손잡고 광양숯불구이를 만화, 애니메이션, 단편 드라마 등으로 제작해서 관광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

이것은 음식업체가 해야 할 일이 아니라 광양시의 몫이다. 광양시는 방향성을 갖고 정책, 다양한 공모사업의 활용, 사업 간의 연계와 조율, 정보 발신 등을 통해 사업화와 추진에 동력을 부여해야 한다.

한편 지역 자원의 발굴, 사업화 및 문화관광자원화에는 상기 내용 외에 각각의 사업이 단일사업으로 끝내서는 안 되고 사업간 연계 효과에 의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

자원의 발굴과 사업화에 대한 비전과 조율, 외부 자원의 활용에 의해 내부 자원의 가치 향상 그리고 주장, 계획, 시행만으로 끝내서는 안 되고, 성과 또한 반드시 내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광양 지역 자원의 활성화에 의한 사회적 및 경제적 가치 향상이라는 공동 목표를 갖고 시민은 물론 광양시, 농협과 같은 조직, 언론사가 힘을 합쳐서 안에서부터 수요를 창출하고, 외부로 정보와 서비스를 발신해야 한다.

자원의 발굴은 이질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다. 자신이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들이 지역 자원에 대해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것은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