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고‘한 학기 한 책 읽기•서평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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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양뉴스
  • 승인 2019.11.15 15:20
  • 호수 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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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도시민, 귀농만이 살 길?

정기석‘귀농의 대전환(들녘, 2017)’을 읽고

 

이성현 광양고 1학년
이성현 광양고 1학년

 

나에게는 땅이 있다. 그것도 우리 집에서 아주 귀하고 귀한 땅이다. 그 땅을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해서는 의미 있게 사용해야 한다. 내가 선택한 것은 귀농이다.

내가 대중매체에서 보고 들었던 귀농은‘도시에서 살던 어떤 사람이 고향으로 내려가 농사를 지으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저자는 나와 다른 생각을 가졌다.

이 책의 저자는 귀농학교에서 강의를 하면서 귀농의 진실을 말한다. “귀농은 출구나 숨통이 아닐 수도 있고, 마을은 해방구가 아닐 수 있다”라고 대놓고 고백한다. 저자는 굳이 어렵고 힘든 귀농을 결행하는 충분한 명분과 명확한 이유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귀농인들은 귀농을 왜 하려고 하는지 스스로 물어보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귀농인에서 마을시민으로 진화할 수 있다. 귀농인이 왜 귀농을 했는지, 뭘 해서 먹고 살아야 할지 여전히 고민하고 갈등하는 귀농초기라면, 마을시민은 스스로 깨닫고 자족할 수 있는 상태이다.

마을시민은 시간이 흐를수록 먹고사는 걱정이 점점 줄어든다. 먹고사는 일 말고 다른 일, 남의 일에도 기꺼이 마음을 내줄 여유와 여력이 생기게 되고,‘마을주의자’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왜 귀농을 해야 하는지 남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고, 남과 더불어 협동하고 연대할 수 있는 이타적이고 사회경제적인 몸과 마음이 준비된 경지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마을주의자로 변했다고 해도, 오늘날 농촌 마을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사람도 돈도 활력도 보이지 않는 그런 죽어가는 농촌 공동체와 지역사회를 살리기 위해 귀농정책에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 실천방안과 진정성 없는 귀농 정책은 농촌을 살리는 비법이나 묘책이 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 우리의 농촌 공동체와 지역사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농촌 정책이 필요하다. 물론 그러한 법, 제도, 정책 이전에 더 급하고 중요한 필수 선결과제가 있다. 따로 또 같이 먹고사는 생활의 기술, 더불어 소유하고 나누는 사회적 공유재이다. 사회적 공유재의 생산 및 축척과 아울러 사회안전망이 먼저 촘촘히 구축되어야 한다.

그래야 도시의 평균적인 난민들도 마을에서 먹고사는 문제와 함께 살아가는 문제와 함께 살아가는 문제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없이 용감하게 귀농하고, 지혜로이 하방을 결행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알고 있던 귀농은 무엇이었을까? 단지‘다른 일을 하던 사람이 그 일을 그만두고 농사를 지으며 농촌으로 돌아가는 현상’이었다면, 지금은‘자연친화적이고 생태적인 삶, 공동체적이고 연대적인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귀농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은 어른들에게 그리고 미래 사회의 어른인 청소년에게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