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앞둔 아버지와 딸의 동행
“100세에도 부녀동행전 하고파”
“100세에도 부녀동행전 하고파”
광양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실에 3대가 오붓하게 앉아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1대 청원 홍은옥 선생은‘금강 10경’을, 2대 매원 홍현미 씨는‘아버지’를, 3대 친손자 홍준호씨는 도종환 시인의 시를, 외손녀 이수빈씨는 해바라기 그림 등을 전시해 관람객을 맞이했다.
3대가 글과 그림으로 소통하며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이번 전시회의 이름은‘글전’으로 광양문화예술회관이 준비한 기획초대전이다.
13세 소년 시절 붓을 잡아 평생 글을 써온 청원 홍은옥 선생과 그런 아버지를 위해 먹물을 갈아주던 딸 매원 홍현미씨가 함께 연‘父女’전이다.
딸 홍현미 씨는“내년이면 아버지 나이가 팔순”이라며“아버지가 건강하게 곁에 계심을 감사하며 함께 전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홍현미 씨는 무등미술대전 우수상과 대한민국 서예진흥대전 우수상 등 다양한 수상 이력을 갖고 있다. 대학에서 서예를 전공했으며 호남미술대전 초대작가를 비롯해 각종 대회 심사위원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아버지 홍은옥 선생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근처에서‘청원서예학원’을 운영하다 딸에게 물려줬다. 30여년 전 서예 불모지나 다름없던 광양에‘서가협’을 만들어 광양 서예문화발전에 공헌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은옥 선생은“부족한 사람이 딸과 동행전을 열게 됐다. 팔순의 길목에서 뒤돌아보니 60여년 전 부터 공부한 게 모두 위기(爲己)가 아닌 위인지서(爲人之書)였다”며“고인(古人)의 법서에는 진리도 탐구하지 못하고 붓장난만 한 것 같다 부끄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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