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탐방] 오래된 건물과 고전의 만남 ‘플로이드153’
[업체탐방] 오래된 건물과 고전의 만남 ‘플로이드153’
  • 이정교 기자
  • 승인 2019.12.06 1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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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카포트 커피•수제 디저트‘인기’
리사이클링 등 원데이클래스 예정
젊은 예술인 위한 레지던시‘목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옛날 영화에 나올법한 인테리어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한쪽 벽면은 샹들리에와 엔틱풍 가구가 놓여 있고, 샹들리에를 따라 시선을 옮기면 오래된 건물의 멋을 살린 천장과도 잘 어울린다.

창밖으로 보이는 8~90년대 같은 주택 지붕 풍경이 그림 같다. 카페의 인테리어는 박종현·고아라 부부가 목수 한 명과 함께 셀프로 진행했다. 사설을 더하자면 이들 부부를 도운 목수는‘교회목사’를 겸하고 있어서 수요일과 일요일은 예배 때문에 작업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달 1일 문을 연 카페‘플로이드153’이 그 주인공이다.

플로이드153은 모카포트를 활용한 라떼 종류가 주력 메뉴다. 모카포트는 가열된 물에서 발생하는 수증기의 압력을 이용해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라떼에 넣는 우유도 한번 쳐서 부드러운 맛을 더 진하게 했다. 가끔 커피 맛이 연하다는 고객도 있지만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에 빠진 사람들이 늘 찾는 메뉴다.

또한 아메리카노는 더치커피로 만들어지는데 취향에 따라 샷을 추가할 수 있다. 이밖에도 수제청으로 만든 차와 에이드, 파운드 등의 수제빵, 생화케이크도 인기가 많다.

라떼 한잔을 주문하고 앉아있으면 어디선가 고양이 한 마리가 탁자 위로 슥 올라온다. 창밖을 보고 있는데 한 마리가 더 있다. 흰색 고양이는 망고, 회색에 검은 줄무늬 고양이는 코코다. 고양이들은 누구나 반기는‘개냥이’ 성격 때문에 카페를 찾는 고객들의 마음을 심쿵하게 한다.

플로이드153의 또 다른 즐거움은 다양한 원데이클래스다. 카페 한쪽에 마련된 공방에서 양말목을 활용한 리사이클링 제품, 캔들 및 석고방향제 등을 만들 수 있다.

아직까지는 정기적으로 열지 않지만 향후 여러 공방인을 모아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다.

플로이드153 만의 특별함도 있다. 바로 3, 4층에 마련된 레지던시 공간이다. 레지던시는 예술인을 살게 하면서 창작활동을 독려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지자체, 단체가 추진 중이다.

예술인들은 지역에 머물며 작품을 창작하고, 작은 전시회 등의 결과물을 내놓기도 하는 등 지역 문화예술의 새로운 바람이 될 수 있다. 꼭 예술인이 아니더라도 저렴한 가격에 단기 숙박도 가능하다.

웹툰 그리는 문화기획자 남편

커피 만드는 플로리스트 아내

박종현·고아라 씨는 연상연하 부부다. 종현 씨는 순천에서 다양한 문화행사를 기획하기도 했는데, 현재는 데뷔를 목표로 웹툰을 그리고 있다.

아내인 아라 씨는 플로리스트면서 공방과 카페를 전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누가 봐도 감탄할 만한 디자인의 케이크를 만들면서도 스스로는 잘 만든 줄도 모른다.

부부는 대학시절 각각 버스커와 문화기획자로 만나 5년 넘게 연애를 이어왔고, 올해 5월 결혼했다.

특이한 점은 종현 씨는 커피를 좋아하지 않고, 아라 씨는 아이스커피만 고집하는‘얼죽아’다. 둘은 카페를 차리기 위해 전국의 커피집을 돌아다니며 맛을 보고, 커피에 대한 고객 반응을 살피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곁들여서 캔들공방을 오래 운영했던 아라 씨는 사실 냄새를 잘 맡지 못해 자주 남편 종현 씨의 도움을 받는다.

먹는 것도 종현 씨는 육류, 아라 씨는 해산물 등 입맛부터 성격까지 모두 다른데도, 각자가 부족한 점을 메꿔가며 잘 통한다.

아라 씨는“남편과 하루도 안 본 날이 없어 지겹다”면서도“하고자 하는 일은 모두 응원하고 옆에서 돕고 싶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종현 씨는“사람 대하는 것에 서툰데 옆에서 많이 도와준다”며“덕분에 더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어 고마우면서도 미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 주소 : 광양읍 칠성로 48-1

▶ 문의 : 010-4644-1354(고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