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사랑은 ‘닳지’ 않는다
[포토 에세이] 사랑은 ‘닳지’ 않는다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9.12.06 19:17
  • 호수 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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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츠 뒤축이 닳아서 구두병원에 갔더니 사십분쯤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컨테이너박스로 된 비좁은 공간이 답답해서 길 건너 모퉁이 카페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이른 시간, 카페는 고요하다. 내려 와 있는 블라인드 커튼 틈 사이로 거리 풍경을 내다본다.

가로수들이 겨울을 나기위해 제 몸에 붙은 잎사귀들을 다 떨어뜨려 가며 나목이 되어가고 있다. 며칠 전 도시를 훑고 지나간 한줄기 비에 겨울이 제 맛을 내기 시작했는지 행인들은 옷섶으로 얼굴을 반쯤 가린 채 걸음을 재촉한다.

이제 더 추워질 것이라 생각하니 이 계절,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사랑뿐이라는 생각을 한다. 배려와 사랑으로 가족과 이웃을 감싸주는 따듯한 마음이 간절한 시간이다.

사랑은 쓰면 닳아지는 신발 뒤축 같은 것이 아니라 하면 할수록 재생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에너지다.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에서 겨울을 녹여 왕국에 꽃을 피운 것도 사랑이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가장 훌륭한 처세라고도 한다.

이 겨울, 더 사랑해야겠다.

길모퉁이 카페에서 ‘사랑’에 대해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