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삼여(讀書三餘) : 독서하기 좋은 세 가지 여가(餘暇)
독서삼여(讀書三餘) : 독서하기 좋은 세 가지 여가(餘暇)
  • 광양뉴스
  • 승인 2019.12.13 17:57
  • 호수 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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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일 연관단지 대한시멘트 1공장

독서를 함에 있어서 시간이나 때를 가릴 필요는 없지만 더 좋은 세 가지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옛날 농경사회에서 나온 말이다. 농한기인 겨울과 밤, 그리고 비가 내려 들일을 못할 때를 독서하기 좋은 시간으로 표현했다.

독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삶을 살아감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 중의 하나다. 옛날에도 보통사람이 신분 상승할 수 있는 길이 오직 독서 뿐이었다. 음식을 통해 영양분을 섭취하여 튼튼하고 건강한 몸을 만들 듯, 독서는 내면의 세계를 두텁게 만드는 마음의 양식이다.

내면의 세계가 두텁고 건강하면 자기만의 철학과 사상을 가질 수 있으므로 창의적이며 세상을 폭넓게 볼 수 있다. 세상은 내가 아는 것만큼만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서는 미래의 꿈과 영혼에 필요한 비타민이라고도 한다.

가까운 일본과 독서량을 비교해보면 현저(顯著)하게 낮다. 2017년 기준으로 일본의 성인 독서량이 72권에 비해 우리나라는 약 10권에 불과하다. 2019년까지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노벨상을 25명이 수상했다.

이런 단순수치만 봐도 지식 면에서 받아들이고 싶지 않지만 우리를 앞선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일본을 이기려면 독서에서 앞서야 할 것이다.‘독서삼여(讀書三餘)’는 후한 말 학자인 동우(董遇)가 독서를 즐기면서 후세인들에게 독서를 하라고 강조하여 한 말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남다르게 유난히 독서를 즐겨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항상 손에는 책이 들려 있었다. 가난하게 살면서도 가난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오직 독서라고 생각하면서 한시도 책과 떨어져 있지 않았다. 그에게는 책이 희망이고 친구이며, 스승이었고, 또한 연인으로 생각했다. 독서는 인생을 사는 목적이며 사는 보람이고 최고의 즐거움으로 여기며 살았다.

그러므로 책으로 인해 지식을 얻었으며, 그로 인하여 소문이 나 주위에서 칭찬이 자자했다. 그럼에도 그는 스스로를 자랑하지 안했고 항상 겸손하며 시대의 군자답게 품위를 지켰다. 동우의 이러한 명성이 마침내 천자인 헌제(獻帝)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된다. 헌제는 당장 동우를 궁궐로 불러들였다. 항상 가까이 곁에 두고 자신의 스승으로 삼아 벼슬까지 내렸다.

황제 옆에서 벼슬을 했음에도 그의 삶은 늘 독서를 즐겨하며 살았다. 그렇게 책을 좋아하던 동우도 나이가 들어 벼슬에서 물러나 한가롭게 있을 때에도 그는 책을 가까이 했는데, 어느 날 젊은 청년이 찾아와 자기를 제자로 삼아달라고 간청을 했다. 그러자 동우는 표정을 바로하며 젊은이에게 훈계하듯 말한다.

“몇 번 이고 책을 읽다보면 스스로 뜻을 알게 되는 법이요”

젊은이가 대답했다.“선생님 저는 농사일이 바빠 책 읽을 시간이 없습니다.”

“그것은 핑계에 불과하오. 책 읽을 시간은 얼마든지 있소. 첫째는 농사철이 끝난 겨울이며, 둘째는 일을 하지 않는 밤이며, 셋째는 비 오는 날이오. 이 때를 잘 이용한다면 얼마든지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책을 읽는 것을 삼여지공(三餘之功)이라고 한다오”

동우의 이 말에 젊은이는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동우가 이 시대에 우리와 함께 산다면 어떻게 말할까? 첫째는 새벽이 있고, 둘째는 주말이 있고, 셋째는 저녁이 있다고 말하지 않겠는가.

요즘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는데 하나님이 모든 인간에게 똑같이 부여한 것은 시간이다.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지혜가 달라지고 삶이 달라질 것이다. 꼭 해야 할 일은 물론 해야 하겠지만, 우리는 필요 없는 일에 시간을 허비할 때가 많다.

시간이 생기면 스마트 폰만 보고 있지는 않는지? 미국의 독립선언문을 기초한 벤저민 프랭클린은‘시간을 잘 활용하는 비결은 토막시간을 어떻게 사용 하는가’라고 했다. 시간이 없다는 것은 순전히 핑계에 불과하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정신의 자양분을 채우는 것이다.

먹고 마시는데 쓰는 돈의 일부라도 활자로 된 책이나 신문으로 정신건강에 투자한다면 정신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지식과 지혜도 풍요로워지며 무엇보다도 출판업계가 좋아질 것이다.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면 상대적으로 국력도 신장된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요즘 날씨도 춥고 미세먼지도 극성을 부리는데 나만의 공간에서 독서에 빠져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