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술과 다이어트
[의학칼럼] 술과 다이어트
  • 광양뉴스
  • 승인 2020.01.10 18:15
  • 호수 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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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 원장 광양수요양병원 가정의학과
김형태 원장 광양수요양병원 가정의학과

새해에는 ‘올해는 살을 빼겠다’는 결심을 하는 사람이 많다. 즉, 다이어트 성수기가 돌아오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연말연시만큼 다이어트가 어려운 시기도 없다.

그중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술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오늘은 술과 비만과의 관계 중심으로 전개를 해 볼까 한다.

우선 현명하게 술을 먹으려면, 4가지의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1. 과음은 비만과 일정 부분의 연관성은 있다.

4만9324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8년간의 연구에 따르면 가볍게, 중간 정도의 음주가 체중 증가와 밀접한 연관성은 없었으나 하루 30g 이상의 과음은 체중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

또한, 다른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3잔 이상의 술을 마신 남성은 마시지 않은 남성보다 내장지방이 많을 확률이 80% 더 높았다.

하지만, 또 다른 연구에서는 하루에 맥주 500ml 미만의 적정수준의 음주는 체중과 내장지방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었다.

그 이상의 음주는 체중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다른 요소가 변수가 될 수 있는데 분명한 사실은 적정수준의 음주를 하는 사람들의 생활습관이 과음하는 사람보다 건강할 가능성이 높다.

2. 알코올 자체로 칼로리를 가지고 있고, 알코올 자체는 식욕을 감소시키지 않는다.

알코올은 7kcal/g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많이들 알고 있다. 알코올이 칼로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식욕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음식 궁합이라는 것이 있어서 알코올과 잘 맞아 과식을 유도하기도 한다.

삼겹살에 소주, 치킨에 맥주 등 유독 한국인에게 사랑을 받는 조합이 있고, 외국에서는‘마리아 주’라고 하여 술과 음식의 조합을 맞추어 식사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3. 알코올은 다른 영양소보다 먼저 소모되고, 지방축적을 늘린다.

알코올은 여분의 칼로리를 지방 조직에 저장하고, 지방 연소를 억제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체지방을 증가시킬 수 있다.

4. 반복적인 음주는 남성호르몬수치를 낮춘다.

알코올을 마시는 것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으면 특히 배 주위의 체중 증가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이것은 남성 호르몬 균형변화를 일으켜 복부비만을 유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의 4가지 사실을 기억했음에도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마실 수 있는 알코올 양과 음식은 개인마다 다르다.

사람마다 알코올에 대한 민감성과 해독능력이 다르다. 당연한 말이지만, 한 번에 소주 반병 먹는 사람과 2병 먹는 사람은 음주와 체중의 관계가 다르다.

맥주 한 캔, 와인 한 잔으로 충분한 사람은 적정한 음주가 비만과 연결되지 않고, 오히려 스트레스 완화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안주와 함께 말술을 먹는 사람은 적당한 음주가 아닌 금주가 맞다.

2. 알코올 복용으로 인한 식욕 변화가 개인마다 다르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알코올 자체는 단기적으로 식욕을 올린다. 그러나 식욕이 감소하는 상황도 있다.

예를 들면 평소에 소화가 잘 안되는 사람은 찬 맥주를 먹었을 때 식욕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고, 반대로 약주나 따뜻한 술, 곡주를 먹으면 위장 활동이 활발해질 수 있다.

건강만 생각하면 당연히 위장이 편해지는 방향으로 음주를 해야 한다. 그리고 다이어트 중이라면 이런 작용을 활용해볼 여지가 있다.

3. 음주의 이유, 개인마다 목적이 다르다.

회식이 많은 경우도 있고, 스트레스가 많은 경우도 있다. 혼자 먹는 것을 즐기는 경우도 있고, 사람들과 만나서 먹는 것이 더 좋은 사람도 있다. 여유를 즐기는 것이 목적일 때도, 그냥 취하는 것 자체가 목적인 때도 있고, 분위기가 오르는 것이 좋을 때도 있다.

위 사실들을 다 기억하고 현명한 술자리 문화와 건강을 생각한다면 다음과 같이 현명하게 대처하자. 알고 있어야 술도 안주도 덜 먹을수 있다.

술 자체만 보면, 알코올은 7kcal/g, 소주로 환산하면 한 병에 340kcal, 막걸리 420kcal, 맥주 500cc 185~220kcal다.

술 먹는 상황별 목표를 명확히 하여 섭취량을 줄이자.

경우에 따라 조금씩 오래 먹는 것보다 빨리 취하는 것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어쩔 수 없는 회식 같은 경우에는 중간에 물을 많이 마시고, 되도록 도수가 낮은 술을 마시며, 고단백 안주를 잘 챙겨 먹는 것이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된다.

평소에 근력운동을 한다. 운동은 남성호르몬을 증가시킨다. 남성의 경우 꾸준한 음주는 뇌하수체, 고환에 영향을 주어 테스토스테론을 낮추게 되어 지방축적으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술을 통한 다이어트는 가능할까?

술을 마시고 나면 알코올 분해 중 수분을 많이 소모하고 이뇨작용을 비롯한 탈수현상으로 일시적으로 체중이 감소할 수 있으나 이는 다이어트효과는 아니다.

적정량의 와인은 심혈관계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몇몇 약주는 병적인 비만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을 모든 사람에게 일반화하기는 힘들다.

혹 스트레스로 인한 폭식을 음주로 방지할 수도 있다고 하지만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고, 다른 방법으로 해소하는 것이 현명하다.

결론적으로 술을 통한 건강한 다이어트는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불가능하고, 병적 비만 상태일 때 일부에서만 가능할 수도 있다고 판단된다.

새해에는 적정한 음주의 즐거움과 건강한 다이어트를 모두 챙기시는 방법을 찾아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