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백운장학기금 출연약속을 실천하라
포스코는 백운장학기금 출연약속을 실천하라
  • 광양신문
  • 승인 2006.09.13 10:22
  • 호수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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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백운장학회가 연도별 기금확충 사업계획을 수립하여 범시민 모금운동을 전개하면 시민 모금액에 상응하는 장학금을 출연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는가?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광양시민들과 일체감 형성을 위하여 ‘우리 광양시 우리 포스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이 슬로건이 말하는 것처럼 광양제철소를 빼놓고 광양을 말하기 어렵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 포스코가 우리 광양시에 있다는 것을 우리 광양시민들은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광양제철소가 아니었다면 우리 광양시가 이렇게 급성장 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사실 또한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인구 14만의 광양시에서 광양제철소가 차지하는 지위는 다른 어떤 지역의 기업과 지역사회가 맺는 관계와는 다르다.

지역사회의 발전과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광양제철소가 알게 모르게 기여해온 바가 크다. 광양제철소가 우리 광양시 발전의 근거이자 성장의 원동력인 만큼 광양제철소가 광양시의 발전에 기여해주리라 바라는 우리 광양시민들의 기대 또한 크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광양시민들의 그런 기대가 밖으로 잘 표출된 것이 지난 2001년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포스코가 구매제도를 변경하기로 한 것이 계기가 돼 그해 2월 5일 1만명의 시민이 참가한 궐기대회로 시작한 ‘포스코 지역사회 협력 이끌어내기’ 시민운동은 장장 7개월 동안 계속돼 9월 19일 최종적으로 6가지 사항을 합의하기에 이른다.

△광양제철소에서 필요한 물품은 최대한 광양에서 구매 △광양제철소 경영이익금 지역사회 환원 △포항공대와 같은 일류대학이나 연구기관을 광양에 유치 △백운장학회 기금 출연 △환경오염저감시설에 대한 획기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로 환경개선 △광양제철고 문호개방이 그것이다. 광양시민이 포스코에 요구했던 이들 사항에는 기업과 지역사회의 관계를 올바르게 정의한 철학이 담겨있을 뿐만 아니라 광양시가 발전해나갈 방향을 온전하게 품고 있다.

그로부터 5년이 경과된 지금, 우리는 기업(포스코)과 지역사회(광양시)의 상생관계가 얼마나 진척되고 발전돼왔는지에 대해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 특히 그간의 실적을 눈으로 확인해볼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건 백운장학회 장학기금 확충에 대한 포스코의 실천이라고 할 것이다.

지난 4일 시작돼 13일 마친 제125회 광양시의회 정례회에서 이 문제가 의제로 다뤄짐으로써 우리는 그 내용을 자세히 알게 됐다. 광양시가 의회에 보고한 자료를 보면 포스코는 지난 5년 동안 백운장학회에 기부한 기금은 1억100만원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다시 2001년 9월 19일 당시 포스코와 광양시민 대표가 한 자리에 앉아 협의한 광양지역협력협의회 제2차 회의로 돌아가 보자. 시민대표가 200억원의 장학금 출연을 포스코에 요구하자 포스코는 “백운장학회가 연도별 기금확충 사업계획을 수립하여 범시민 모금운동을 전개하면 시민 모금액에 상응하는 장학금을 출연하겠다”고 했다. 포스코는 그 약속을 지켰는가?

이번 의회 정례회에서 광양시는 시의회에 “시민 모금으로 조성한 장학기금 총액은 40억2천만원이며 이중 1억100만원을 포스코가 출연했다”고 보고했다. 시 관계자는 이어 “이는 광양시가 지난 5년 동안 매년 20억원씩 총 100억원을 교육환경개선사업비로 투자한 것을 뺀 것”이라고 전제한 뒤 “포스코와 협의할 당시의 취지로 볼 때 광양시가 교육환경개선사업에 투자한 100억원도 시민 모금총액 규모의 기준으로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의회에서 이 의제를 다룰 때 오간 시 관계자와 의원들의 질문과 답변 속에 담긴 의중을 포스코가 잘 헤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 모금액을 40억원으로 본다면 포스코도 40억원의 기금을 출연했어야 하며, 시민 모금액을 140억원으로 본다면 포스코도 140억원을 출연했어야 하는데 포스코는 겨우 1억100만원을 출연했으므로 시민과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니겠는가?

이는 광양시민 대다수의 관심사항이기도 하다. 포스코는 여기에 대한 답변을 조만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따져보면 지난 5년 동안 아무것도 진척된 것이 없는 당시 포스코와 지역사회 간 6가지 상생의 약속, 2001년 광양시를 뜨겁게 달구었던 의제가 마른날 번지는 불길처럼 되살아나지나 않을까 두려워지는 시점이다.
 

입력 : 2005년 07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