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당공원 내 친일잔재 비석, 존치 후‘단죄문’설치 추진
유당공원 내 친일잔재 비석, 존치 후‘단죄문’설치 추진
  • 이정교 기자
  • 승인 2020.02.07 18:19
  • 호수 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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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이근호·조예석’비석 정비
오는 20일, 2개 존치안 심의 예정
빠르면 3월, 늦어도 올해 중 개선
유당공원 내 수 십년 동안 자리 잡은 친일잔재‘이근호·조예석’비석

500여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유당공원 내 수십 년간 자리 잡은 친일잔재 이근호·조예석 비석이 올해 개선될 전망이다. 개선 방향은 비석 존치 후 친일행적을 기록한 단죄문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시는 지난해 9월 시정조정위원회에서 단죄문 설치와 비석 위치 재조정을 논의했고, 같은 달 시의회 의원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청취했다. 여수미평초등학교 등 단죄문 설치 사례수집도 지난달 완료했다.

우선 비석 위치를 그대로 두고 단죄문만 추가하는 1안과 기존 비석들의 뒤쪽으로 이동시켜 단죄문을 추가하는 2안이 있다. 오는 20일 열릴 광양시 문화유산 보호관리위원회에서 2개안을 두고 심의가 진행된다.

1안 선택 시 빠르면 3월 중 단죄문이 추가되고, 2안 선택 시에는 유당공원 이팝나무 주변 정비사업과 병행해 문화재청에‘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신청’후 승인 여부에 따라 시기가 조정될 전망이다. 천연기념물 제235호로 지정되어 있는 광양읍수의 일부 뿌리가 비석 아래쪽으로 뻗어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위원회 결과에 따라 빠르면 3월, 늦어도 올해 중 개선될 예정”이라며“역사·교육 등의 목적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올해는 시민의 노래, 유당공원 내 비석 등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변화의 시기”라며“모든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여러 의견수렴을 더해 개선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친일잔재 비석은 각각 이근호의 청덕애민비(청렴결백한 애민 정신을 기리기 위한 비석)과 조예석의 휼민선정비(청렴결백하고 백성을 사랑하고 베푼 선정을 기리기 위한 비석) 2개다.

먼저 이근호는 을사오적 중 한 사람인 이근택의 형이다. 비석 앞 안내문에는 ‘일제강점기 법무대신으로 한일합병조약에 앞장선 공로로 남작 작위를 받았으며, 을사오적 이근택의 형’이라고만 표기돼 있다.

조예석의 안내문에는‘일제강점기 판사를 지냈으며, 1912년 한일합병에 관계한 조선 관리들에게 수여한 한일병합기념장을 수여 받음’이라는 설명이 새겨져 있다.

이근호는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 보고서에 수록된 인물이며, 조예석은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친일파들이다.

문제는 이 두 비석이 광양현감과 전라관찰사의 선정을 기리는 12개 비석과 역사적 사전을 기록한 2개 비석 등 총 16기의 비석과 나란히 있다는 점이다. 광양신문은 지난해 임시정부 수립 및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이 같은 문제를 개선토록 연속보도를 통해 제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