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당공원 내 친일인물 기념비, 단죄문 설치…이근호·조예석 비석 정비
유당공원 내 친일인물 기념비, 단죄문 설치…이근호·조예석 비석 정비
  • 이정교 기자
  • 승인 2020.02.21 17:04
  • 호수 8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유산보호관리위원회 의결
일제강점 역사청산 계기 마련

광양시가 유당공원 내 친일인물 비석 정비 방안을 심의하고 단죄문 설치를 의결했다.

이와 관련 지난 20일 시청 상황실에서 문화유산 보호관리 위원회가 열렸다.

위원회는 올바른 역사를 알리고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일제 국권침탈 협력자인 이근호·조예석 비석의 정비 방안을 심의했다.

심의 과정 중 비석을 별도의 위치로 옮겨 구분하고 단죄문을 설치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동 시 천연기념물인 이팝나무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고, 문화재 원형 보존 원칙과 비석 13기가 시대 순으로 배치되어 있어 의미가 있다는 의견에 따라 기존 비석 앞에 단죄문을 설치하기로 했다.

앞서 시는 지난해 9월 시정조정위원회 자문회의와 시의회 의원간담회 등을 열고‘유당공원 내 친일논란 비석에 대한 정비’안건을 상정해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

현재 유당공원에는 2008년 광양시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된 13기의 비석이 자리하고 있다.

이 중‘관찰사이공근호청덕애민비’와‘행군수조후예석휼민선정비’2기가 친일인물 관련 비석으로 지난해 크게 논란이 된 바 있다.

먼저 이근호(1861~1923)는 을사오적 이근택의 형이다. 1902년 2월부터 제5대 전라남도 관찰사 겸 전라남도 재판소 판사를 지냈으며, 경술국치 이후 한국 강제 병합에 앞장 선 공을 인정받아 일본 정부로부터 남작 작위를 받았다. 이에 반민족 진상규명 위원회에서 발간한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 보고서에 등재돼 있는 인물이다.

조예석(1861~?)은 1902년부터 1904년까지 광양군수를 지냈고, 경술국치 이후 한국 강제 병합에 관계한 조선 관리들에게 일본 정부가 수여한 한일병합기념장을 받았다. 2009년 사단법인 민족문제연구소가 편찬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돼 있다.

한 위원은“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아 후세에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줘야 한다는 데 모든 위원이 뜻을 같이했다”며 “단죄문 설치는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사실관계 확인 등을 통해 객관적인 사료에 근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복덕 문화예술과장은“오는 4월까지 단죄문 설치를 완료하고, 해당 인물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정확하게 적시 하겠다”며“단죄문 설치가 시민과 유당공원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친일행적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