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너무 궁금해
새싹들이 나무껍질 비집고
밖으로 나오려는 것은
너무너무 궁금해서이다
내가 피운 꽃들이 정말 예쁠까
벌 나비들은 얼마나 찾아올까
너무너무 궁금해서이다
우리들이 일손 바쁜 엄마 몰래
밖으로 나가려는 것은
너무너무 궁금해서이다
골목길에서는 구슬치기가 한창이겠지
놀이터에서는 축구공이 뻥뻥 날겠지
너무너무 궁금해서이다
<초등학교 과학 4-1 2단원 식물의 한살이>
*나도 병아리 깔 거야
“엄마, 우리 집에 솜이불 있어?”
“솜이불? 솜이불을 왜 찾니?”
책가방을 내던지자마자 이불장 문을 열며 솜이불을 찾았어요.
“그럴 일이 있어요. 어떤 게 솜이불이에요?”
“우리 집에는 솜이불은 없는데? 모두 시골 할머니 집에 모두 보냈지.”
“그럼, 어떻게 하지?”
“왜 그러는데?”
“나도 병아리를 까 보려고.”
“뭐 병아리를 깐다고? 네가? 웃기지 마라, 얘. 사람이 어떻게 병아리를 까니?”
언제 들었는지, 누나가 공부방에서 나오며 끼어들었어요.
“누나는 모르면 가만있으라고! 알지도 못하면서 끼어들어!”
나는 일단 누나의 기를 꽉 꺾어야 했어요.
“모르긴 뭘 몰라. 너 에디슨이 병아리 깐다고 알 품었다는 이야기 들은 거지?”
“아니야!”
“그럼, 왜 갑자기 뚱딴지같은 소릴 하는 거니?”
“정말로 병아리를 부화시킨 사람이 있다구! 오늘 선생님께 이야기해 주셨다구!”
오늘 학교에서 알을 부화시켜 병아리를 깐 사람 이야기를 선생님께서 들려주셨어요.
기행에 가까운 퍼포먼스로 유명한 프랑스 행위예술가 아브라함 푸앵슈발이라는 사람이었어요.
그는 파리 도시 중심지에 있는 전시장 ‘팔레 드 도쿄’에 설치된 유리 상자 안에서 행사를 했어요.
그는 하루 24시간 중 오직 30분 동안만 휴식시간을 갖고 나머지는 계속 달걀을 품고 있었어요.
따듯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하여 생강이 풍부하게 들어간 특별 식단을 마련했고요, 한국식 이불을 뒤집어 써야 했어요. 그렇게 알을 품은 지 3주 만에 정말 알이 부화했대요. 퍼포먼스 이름은 '달걀'이었답니다.
“선생님 이야기가 내 호기심에 확 불을 당겼다니까.”
“아무리 그렇더라도 넌 안 돼!”
“왜 안 된다는 거야?”
“넌 성질이 급해서 그 사람처럼 오랜 동안 앉아 있지 못하니까.”
“나도 할 수 있다구. 궁금한 것는 못 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