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공적 마스크 판매, 기준 없어 공급‘혼란’
우체국 공적 마스크 판매, 기준 없어 공급‘혼란’
  • 김호 기자
  • 승인 2020.03.06 16:37
  • 호수 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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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면민 아닌 동지역 구입자
새벽부터 줄서 마스크 구입
면지역 노인에겐 그림의 떡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방역마스크 구입이 어려워지자 정부가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 조정조치’를 통해 전국 지자체 읍면지역 우체국을 공적 판매처로 지정하고 지난 2일부터 본격적인 공급에 나섰다.

이 같은 조정조치는 마스크 구매가 어려운 읍·면 지역 고령자와 취약계층을 위해 마련한 제도지만 현장에서의 무질서를 막을 방법이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확인 결과 광양지역 해당 읍면 우체국에서는 마스크 공급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기준 없는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취지대로 마스크 구매가 어려운 읍·면 지역 고령자와 취약계층들에게 골고루 분배돼야 하지만 사는 사람만 사고 못사는 사람은 못사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더나가 해당 지역민들에게 판매해야 함에도 해당 읍면지역 인근 동지역이나 읍 지역, 심지어는 인근 도시에서 사러 와도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시민의식과 더불어 시스템 개선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우체국 직원들에게는 신분증을 검사할 공권력도 없을 뿐더러 마스크를 사러 오는 사람을 제지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한 우체국 관계자는“오전 11시부터 마스크 판매가 시작되면 불과 몇 분 만에 하루치 마스크가 동이 나기 때문에 오전 6시부터 우체국 앞에 오셔서 줄을 서는 분들이 계신다”며“문제는 공평하게 분배가 되고 있는 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구입하는 사람만 계속 구입하다 보니 진짜 필요한 노인층은 새벽부터 나와 기다릴 수 도 없어 구입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읍면 지역 행정당국에서 이장 등을 활용해 필요한 가구를 확인하고 골고루 공급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우체국 관계자도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아침 6시도 되기 전에 줄을 서시는데 면민들만 오시는 게 아니다”며 “타 지역에서 오시는 분들을 강압적으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닌 만큼 권고는 하고 있지만 우체국으로선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면민들께서 다른 지역 분들이 안 오면 좋겠다고 하시는데 현실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며“워낙 마스크 구하기가 힘들다 보니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분들에게 갈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취재 이후 정부에서는 지난 27일부터 마스크 물량 확보 난항과 중복 구입을 방지하기 위해 우체국과 농협을 대상으로 오전 9시 30분에 일괄 번호표를 배포하고 1인당 1매(1500원)만 구입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