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겨낼‘착한 임대료’동참 임대인 줄 이어
코로나19 이겨낼‘착한 임대료’동참 임대인 줄 이어
  • 김호 기자
  • 승인 2020.03.06 16:46
  • 호수 8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입자 월임대료 인하·면제
소상공인 고통 나눔‘귀감’
착한임대인 확산 이어질듯
시, 소득·법인세 감면 혜택
착한 임대인 김동화(좌), 김동석(우) 형제
착한 임대인 김동화(좌), 김동석(우) 형제

코로나19 감염 불안이 외출 자제 등으로 인한 소비침체로 이어지며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지역에서 ‘임대료 인하 운동’에 동참하는 착한 건물주가 늘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그 주인공들은 광양읍 김준성 씨(85·전 광양원협 조합장)와 큰아들 김동화 씨(53·광양112자전거봉사대 부대장), 작은아들 김동석 씨(50·사업) 등 3부자와 김복곤 사회적기업 모아나눔 대표이사(전남사회적기업협회장), 신분을 밝히지 않은 시민 A씨다.

김준성 씨 3부자는 소유하고 있는 건물의 의류업체 2곳과 식당 1곳의 3월 임대료를 절반만 받기로 하고 이를 세입자에게 통보해 훈훈함을 전했다.

인하된 임대료는 250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큰아들 김동화 씨에 따르면 언론매체를 통해 여러 지자체에서 건물 임대료 인하 캠페인이 생겨나는 것을 봤으며, 함께 어려움과 고통을 나누고 동참하는 의미로 3월 임대료를 절반만 받기로 했다. 4월에도 코로나19 상황이 가라앉지 않고 지속될 경우에는‘절반 임대료’를 연장할 생각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화 씨는“국가적인 재난상황 속에서 너나할 것 없이 불안하고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자영업을 해봐서 손님이 없을 때 상인들 심정을 잘 안다. 경기 악화와 소비 위축으로 소상공 자영업자들이 겪어야 할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임대료를 인하하면 어떻겠냐고 아버님께 여쭸더니 흔쾌히 동의하셨고, 동생은 벌써 3월 임대료를 절반만 받기로 했더라”며“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시기인 만큼 고통을 나누고 함께 이 위기를 극복해 갈 수 있도록 더 많은 건물주들의 동참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씨 3부자의 배려에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자신의 SNS에 이 같은 사연을 공개한 세입자 A씨는“어려운 사정을 먼저 알고 월세를 깎아주겠다는 문자를 먼저 보내셨다”며“가뜩이나 다른 것에 신경 쓸 것도 많은데 세입자로서 너무나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김복곤 씨도 지난 3일 자신의 건물 세입자의 3월 임대료 전액(90여만원)을 받지 않기로 해 귀감이 되고 있다.

김복곤 씨는“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자영업자분들과 고통을 나눠야 겠다는 마음으로 이번 일을 결정했다”며 “시간이 가면 지나갈 위기라고 생각한다. 모두들 마음을 합해 서로 작은 위로와 격려를 나누는 사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민 A씨는 지난 5일 자신 소유의 건물 내 상가 7곳의 3월 임대료를 10%(170여만원)씩 인하하겠다는 결정을 세입자들에게 전했다.

이 같은 사연들이 전해지자 광양시에서도 고마움을 표했다. 시 관계자는“지역의 어려운 소상공인들을 위해 시에서도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쳐 가고 있다”며“민간에서 이렇게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해 주시는 분이 있어 뿌듯하고 감사하다. 더 많은 시민들이 동참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광양시는 지역에서 올 상반기 6개월간 임대료를 인하하는 임대인에게 인하분 50%에 대한 소득세와 법인세를 감면해 준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