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골목상권을 살린다 [7] 따뜻한 시장인심 이어가는…‘와우부식’
지역 골목상권을 살린다 [7] 따뜻한 시장인심 이어가는…‘와우부식’
  • 이정교 기자
  • 승인 2020.03.13 16:48
  • 호수 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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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며느리와 함께 14년째 운영 중
취나물·시금치·냉이…제철나물‘인기’

광양신문이 창간 21주년을 기념해‘골목상권살리기’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대형마트, 대형식자재마트 등 기업형 마트로 인해 침체돼 가는 지역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기획됐다.

첫 프로젝트로‘중마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80여업체 중 참여를 희망하는 20여업체를 소개하는 기사를 통해 홍보를 할 계획이다. <편집자주>

중마시장 5번 입구로 들어가면 파릇파릇한 녹색이 한 가득이다. 신선한 채소향과 과일향도 넘친다.

그중 한 곳인 와우부식은 우리 밥상에 빠지지 않는 각종 나물류는 다 모여 있다. 신선함이 돋보이는 푸릇푸릇함에 지나가던 고객도 발걸음을 멈춘다.

요즘은 취나물·시금치·냉이·머위대나물과 물미역이 가장 잘 나간다.

14년 전부터 부식 매장을 운영 중인 정순애 대표는 사실 장사라고는 해보지 않은 서울 깍쟁이였다.

30년 넘게 서울에만 살았던 그녀는 나물이 무슨 종류가 있는지도, 철마다 어떤 나물이 나오는지도 잘 몰랐다.

당시“서울 깍쟁이라 오래 못할 것 같다”고 말했던 첫 고객은 지금도 단골이다. 넉넉한 인심과 부지런함이 와우부식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한다.

정순애 대표의 하루 일과는 매일 새벽 3시 반에 인근 공판장에서 그날 가장 신선한 나물을 사오는 것부터 시작한다. 남편이 매장 문을 열고나면 아들 부부와 함께 청소를 하고, 곳곳의 식당에 재료를 납품한다.

며느리인 김연아 씨는 시어머니를 돕다가 최근 악세서리 매장을 시작했다. 지금도 틈틈이 정 대표의 일손을 돕고 있다.

대표는 손이 크기로 소문났다. 한 통에 1만5000원에 때오는 콩나물은 원가도 못 벌만큼 팍팍 퍼준다. 콩나물은 고객을 위한 일종의 서비스인 셈이다.

정 대표는“조금이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에 퍼주다 보니 소문이 그렇게 났다”며“사실 새벽마다 일어나는 건 지금도 힘들지만 어린 손주들 생각하면 힘이 번쩍 난다”고 말했다.

이어“늘 사던 고객이 다른 매장으로 가면 서운하면서도 내가 뭘 잘못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며“그러다 다시 또 우리 매장으로 돌아오면 한없이 기쁘다. 그게 장사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주소 : 광양시 중마중앙로 88(중마시장 내)

▶ 문의 : 061) 792-1799 / 010-2430-94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