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골목상권을 살린다 [8] 모락모락 사람냄새 풍기는 ‘새마을떡집’
지역 골목상권을 살린다 [8] 모락모락 사람냄새 풍기는 ‘새마을떡집’
  • 이정교 기자
  • 승인 2020.03.20 17:57
  • 호수 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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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개떡·가래떡·찹쌀떡 등 맛도 모양도‘다양’
100% 국내산 햅쌀 등 좋은 재료 고집하는 곳

광양신문이 창간 21주년을 기념해골목상권살리기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대형마트, 대형식자재마트 기업형 마트로 인해 침체돼 가는 지역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기획됐다.

프로젝트로중마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80여업체 참여를 희망하는 20여업체를 소개하는 기사를 통해 홍보를 계획이다. <편집자주>

 

이른 아침부터 모락모락 증기가 피어오른다. 구수한 냄새가 시장 한가득 퍼지고 나면 갓 만들어 쫀득한 떡이 모양을 드러낸다.

향긋한 쑥냄새가 가득한 쑥개떡과 달달한 찰떡 안에 팥앙금을 가득 담은 찹쌀떡, 구워먹어도 맛있고 그냥 먹어도 맛있는 가래떡 등 다양하다. 이보다 더한 것은 저마다 한가득 이야기를 들고 오는 사람들이다.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새마을떡집을 찾아가봤다.

새마을떡집은 중마시장 3·4번 출입구로 들어가 첫 번째 모퉁이를 돌면 한 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다. 원래는 광양5일시장에서 2년간 떡집을 운영해오다 16년 전부터 중마시장에 자리 잡았다.

매일 15가지 이상의 다양한 떡을 만들고, 가끔 시골 어르신들이 묵은쌀과 함께 재료를 가져오면 그에 맞는 떡도 만들어 준다. 쑥과 함께 가져오면 쑥떡이 되고, 팥과 함께 가져오면 팥시루떡이 된다.

겨울철에는 따끈한 떡국을 만드는 가래떡이 인기가 좋고, 여름에는 고슬고슬한 식감이 별미인 백설기가 잘 나간다. 봄에는 쫄깃하고 담백한 절편이 최고다. 팥시루떡과 인절미는 사계절 내내 인기메뉴로 통한다.

새마을떡집을 운영하는 신승호 대표는 원래 포항에서 건설업 관련 회사를 다녔고, 부인인 임승복 대표는 전업주부였다. 부부는 1997년에 IMF가 터지면서 신 대표의 군대 시절 지인의 권유로 광양에서 떡을 만드는 법을 배웠다.

하루 전날 쌀을 불려놓고 새벽부터 일어나 쌀을 곱게 간다. 떡의 종류에 따라 바로 치대거나 채에 걸러 더 부드러운 가루를 만든다. 그렇게 한참 반죽하고 나면 찰기가 더해지고 씹을수록 쫀득한 떡이 완성된다.

이르면 새벽 2시, 늦어도 새벽 5시마다 집을 나서다 보니 하나뿐인 아들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아침마다 혼자서 등교 준비를 해야 했다. 부부는 지금도 그때가 가장 마음이 아프고, 그럼에도 씩씩하고 어엿한 어른으로 자란 아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남편은 장사를 하는 틈틈이 시골에 있는 어머니를 찾아가 농사일을 돕는다. 떡에 들어가는 재료 중 일부는 어머니의 밭에서 자란다. 떡의 주재료인 쌀은 진주나 고흥에서 가져오고, 그해에 난 햅쌀만을 고집한다. 쌀은 1년만 지나도 찰기가 떨어지는 이유에서다.

임 대표는“장사는 다른 중요한 게 하나도 없다”며“1순위로 좋은 재료를 쓰고, 사람들에게 좋은 맛을 전달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어르신들이 묵은 쌀을 가져오면 항상 맵쌀과 찹쌀을 섞지 말고 가져오라고 말한다”며“어르신들과 둘러앉아서 같이 밥도 해먹고, 이야기하다 보니 18년이 지났다”고 덧붙였다.

또한“요즘 떡집이라고 해서 다를 게 없다”며“항상 옛날 시장 방앗간과 같은 모습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 주소 : 광양시 중마중앙로 88(중마시장 내)

▶ 문의 : 061) 791-0669 / 010-6557-7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