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획정 ‘뿔난’ 해룡 주민…주권 훼손 주장
선거구 획정 ‘뿔난’ 해룡 주민…주권 훼손 주장
  • 김영신 기자
  • 승인 2020.03.20 18:07
  • 호수 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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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룡면민은 광양시민 아니다
일방적인 선거구 획정 ‘위법’
평등권·선거권 침해 ‘헌법소원’

‘해룡면민은 순천시 국회의원을 뽑고 싶다’,‘해룡면은 광양인가? 순천인가?’,‘해룡면민의 주권을 훼손하는 선거구 획정은 무효다’,‘신대지구 주민 주권 훼손하고 선거구 분할하는 민주당은 각성하고 도둑맞은 주권 원상복구하라’,‘순천시는 당신들의 장기판이 아니다’

순천 신대지구 등 행정구역이 해룡면으로 돼있는 순천시 일대에 내걸린 현수막 내용들이다.

이 같은 현수막이 등장하게 된 것은 지난 11일 순천시 24개 읍면동 중 해룡면이 광양곡성구례선거구에 편입, 순천광양구례곡성‘을’선거구에 포함되는 이른바 국회의‘쪼개기’선거구 획정에 따른 것으로 해룡면 주민들은 주권이 훼손 당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해룡면주민자치위원회 등 주민 단체들은 이와 관련 지금까지 두어 차례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 내 국기게양대에 검은 천을 달고 거리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들은 또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등 선거구 획정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해룡면 지역사회단체 20개와 순천시민단체 50여개는 지난 17일 순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불법적인 선거구 획정으로 순천시민의 주권이 훼손되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며 “이번 획정안은 순천시를 특정해서 예외를 만든 규정으로 이는 특정지역을 겨냥한 법으로 법의 기본원칙에 반한다. 합리적 이유 없이 다른 지역민들과 차별해 헌법상 평등원칙에 반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청구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박계수 순천시의원(더불어민주당 해룡면)은“이번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해룡면 권리당원이나 주민들 의견은 100% 배제됐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불만이 있을 수 있다”며“그런 상실감 때문에 불만 섞인 주민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오히려 순천광양곡성구례 지역의 국회의원이 두 명이 되는 것이고, 두 사람의 힘이 합쳐지니까 더 좋은 점도 있다.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신대지구에 거주하는 A씨(여, 49)는 “황당하다. 행정구역은 분명 순천인데 선거구가 왜 광양으로 편입되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더구나 사전에 주민들의 의사도 전혀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순천에 살면서 잘 알지도 못하는 광양 국회의원을 뽑으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유권자의 권리를 뺏은 것이다”며 분노했다.

양동경 해룡면주민자치위원장은“언론이라 하더라도 광양과는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며 인터뷰를 거부하는 등 선거구 획정에 따른 주민들의 분노가 만만치 않음을 드러냈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도 성명서를 통해“전국의 면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해룡면은 순천시민에게 신선한 피를 공급하는 심장과도 같은 곳이다. 그 심장을 하루아침에 갈라 친 상황으로 인해 찢긴 순천의 자존심, 이익 앞에 민의를 철저히 외면당한 배신감을 어떠한 말로도 위로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며“이번 선거구 획정은 순천 뿐 아니라 광양곡성구례 시군민들의 분노를 함께 사고 있다. 당선되면 임기 내에 전력을 다해 되돌려놓겠다”고 밝혔다.

해룡면의 현재인구는 5만5000여명이고 유권자수는 3만5000여명에 이르며, 민주당 당원도 3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