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느티나무랍니다’
‘나는 느티나무랍니다’
  • 김영신 기자
  • 승인 2020.04.03 17:44
  • 호수 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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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변에 벚꽃이 흐드러졌다.

‘코로나19’로 가슴이 답답한 사람들이 삼삼오오 서천변으로 모여들었다.

사람들은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을 보며 저 벚꽃처럼‘짧은 봄, 짧은 삶’에 대해 사색할 것이다.

‘삶은 계란이다’라는 싱거운 농담처럼 어쩌면 우리의 삶도 간이 적절히 배이지 않아 싱거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흐드러진 벚꽃나무 건너, 아직 연록의 새순만 달려있는 나무에게 사람들이 묻는다.

‘너는 왜 아직 꽃을 피우지 않느냐고’...

‘나는 느티나무랍니다’

느티나무는 벚꽃처럼 화려한 꽃을 피우지 않는 대신 키가 높게는 20미터 까지 자라 뜨거운 여름에 시원한 그늘을 선물한다.

여름이 오면 사람들은‘일장춘몽’의 허무를 안겨준 봄날의 화려한 벚꽃을 그리워하며, 앞으로 살아내야 할‘싱거운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할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