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고 ‘한 학기 한 책 읽기·서평쓰기’ [30] 과학기술에 브레이크를 걸어라
광양고 ‘한 학기 한 책 읽기·서평쓰기’ [30] 과학기술에 브레이크를 걸어라
  • 광양뉴스
  • 승인 2020.04.17 15:33
  • 호수 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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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추령의 ‘과학, 일시정지(2009, 양철북)’를 읽고
정준교<br>광양고 2학년<br>
정준교(광양고 3학년)

이 책의 저자 김추령은 과학 교사로 과학의 발전은 좋은 것이나 현재 과학은 잠깐 멈춰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한다. 책은 무균돼지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것은 어떤 문제가 있을까? 유전자 조작 식품을 먹어야 할까? 만약 먹는다면 어떻게 될까? 등 과학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는지 등의 11가지 과학기술에 대한 장점과 단점,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다루고 있다.

벤담의 패놉티콘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패놉티콘 구조는 원형으로 된 건물 가운데 탑이 있고 그 탑에서 감시하는 감옥 형태이다. 패놉티콘 구조에서는 수감자는 감시자를 볼 수 없고 감시자만 수감자를 볼 수 없어서 수감자는 늘 감시받는다는 생각을 받고 있다. 요즘 문제가 되는 것 중 하나는 CCTV이다. 이것은 마치 패놉티콘 구조와 비슷하다. 21세기의 패놉티콘 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문제가 되는 것은 패놉티콘 구조는 그 자체로 권력을 만든다는 것이다. 내가 감시자이자 수감자 역할을 동시에 하게 되면서 권력구조의 피지배층이 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우리는 권력에 눌려 모든 것을 침해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은 우리를 고민하게 한다.

요즘은 유전자 조작 식품이 많다. 이는 유전자를 조작한 식품을 말한다. 예를 들어 살충제에 강한 옥수수가 일반적인 유전자 조작식품이다. 세계는 지금도 기아 문제가 심각한데 이를 유전자 조작 작물로 해결할 수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한 회사가 자기회사의 농약만 버틸 수 있는 옥수수 종자를 생산한다고 하면 독점효과가 생기고 계속해서 농약을 사용하면 토양이 오염되고 다시 역효과가 발생한다. 이것만 문제일까? 유전자 조작 식품은 유전자 조작으로 완전히 새로운 작물이 생겨난 것이기 때문에 처음 보는 강력한 물질이 생길수도 있고 처음 보는 알레르기가 생길 수도 있다.

또한 살충제에 내성을 가진 조작식품을 먹었을 때 장내 세균에 항생제 내성이 생길수도 있다. 동물 실험을 하여 검증을 받아 시중에 나오지만 인간에게는 이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안정성을 완전히 믿기는 힘들다. 유전자 조작 식품과 환경과의 관계를 생각해 보자면 조작된 생물들은 주변 생태계로 퍼져나가서 야생 개체군을 멸종 시킬 수 있다.

앞서 말했던 기아 문제의 원인은 식량 부족이 아니다. 현재 우리는 필요한 양의 작물에 1.5배를 생산하고 있다. 효율적 분배가 이루어 지지 않아서 발생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세계인구 10%는 비만인데 다른 10%는 기아로 허덕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은 과학기술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지금보다 더 넓은 시야에서 과학을 생각하게 한다. 과학에 흥미를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려는 당신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