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을 바꿔보고 싶은, 청년 문화기획가들…‘창작집단 바나나’
광양을 바꿔보고 싶은, 청년 문화기획가들…‘창작집단 바나나’
  • 이정교 기자
  • 승인 2020.05.08 17:07
  • 호수 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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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꿈꾸는 곳이길 바라”
광양읍 거점 각종 기획 공모
엉뚱하고 기발한 도전‘시작’
왼쪽부터 박성준, 박종현
왼쪽부터 박성준, 박종현

창작집단 바나나(Vanana)는 재밌는 문화를 기획하고 도전하는 비영리단체다. 중학교 때부터 친구 사이인 박종현 군과 박성준 군을 주축으로 광양읍을 거점으로 두고 있다.

먼저 종현 군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순천에서 공방 등을 운영하다가 광양에 터를 잡은 지는 채 1년이 되지 않았다. 성준 군은 경북 김천에 있는 무역회사에서 일하다가 친구의 꼬드김(?)에 넘어가 올해 광양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이들의 꿈은 거창하게는 누구나 살고 싶은 자립적 문화도시 생태계를 마련하는 일이고, 솔직하게 접근하면 자신들이 계속 살아갈 곳이 이왕이면 누구나 꿈꿀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란다.

바나나라고 이름을 짓게 된 이유도 생각보다 단순하다. 어느 날 세계적인 기업인 애플이 그 이름을 갖게 된 데에는 전화번호부의 맨 첫 번째 알파벳이 A로 시작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들은‘그럼 우리는 B로 하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온 바나나는 같은 이름을 가진 단체나 업체가 너무 많았다. 또 몇 번의 고민이 오가고, 애플의 A를 뒤집으면 V처럼 보이기도 한다는 점을 보며 Vanana라는 이름으로 확정했다. 앞서 말했듯이 단순하다.

바나나가 일하는 방식은 업무와 노는 일을‘동시에, 같이’ 한다. 쉽게 말해 노는 것처럼 일하고, 일하면서 논다. 매일 새벽까지 놀면서 토론하고, 이를 토대로 사업기획서를 만든다. 그렇게 올해 총 7개의 각종 공모사업에 지원해 이중 5개를 따냈다.

먼저 문화도시사업단이 주관하는 읍성549 문화거점 스토리하우스를 올해 위탁운영하게 됐다. 문화거점형태의 여행자 플랫폼으로 다양한 상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일상다반사 마을지도’다. 광양읍 곳곳에 각종 테마를 적용한 지도를 여행자들에게 주고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보게 하는 내용이다. 또한 주민들과 함께 팟캐스트 형태의 수다방도 운영할 계획이다.

더불어‘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광양읍 일대를 직접 탐방해 입체적 마을지도를 만드는 작업이고,‘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은 주민들을 릴레이로 인터뷰하고 촬영하는 작업이다. 또한 리어카를 직접 끌고 주민들의 생활권에서 공연과 작품전시를 이어가는‘문화행상’도 마련했다. 사업들 대부분은 코로나19 여파로 이달 중순 이후부터 시작될 계획으로 현재 최종 준비 중에 있다.

이밖에도‘공유 사물함’과‘광양시 청년 커뮤니티 사업’도 개별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종현 군과 성준 군은“우리가 바라본 광양은 잠자는 도시와 비슷했다”며“잠들어 있어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이곳의 가능성을 깨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고개를 갸우뚱 할 엉뚱하고 무모한 계획일 수 있다”면서도“주저 없이 시도해 볼 수 있는 진짜 문화도시를 꿈꾸며 노력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