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상백운암의 샘2
[기고] 상백운암의 샘2
  • 광양뉴스
  • 승인 2020.05.1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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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신 국사편찬위원회 광양시사료조사위원

위에서 말한 유서 깊은‘천년의 샘’을 잠깐 소개하고자 한다.

이 샘은 천년고찰 상백운암을 있게 한 근원이다.

선각국사 도선은 하백운암(현 백운사)에서 3년에 걸쳐 기도를 한 뒤에 상백운암에서 다시 3년을 수도를 하시고 옥룡사를 찾아 가셨다.

신증동국여지승람(1481-1530) 40권 전라도 광양현 기록에 의한 산천(山川)산을 보면 백계산(옥룡) 증산(옥곡) 가요산(중마) 업굴산(진상) 등 4개산이 나오는데 백계산 원문내용을 보면

‘白鷄山 : 在縣北二十里鎭山 山頭有巖 巖下有泉 泉低白雲時凡 有祈輒應 齋戒不謹則泉操’라 기록돼 있는데 이를 번역하면‘현의 북쪽 이십리에 위치한 진산이다. 산머리에 바위가 있고 바위 밑에 샘이 있으며 샘 아래에서 때로는 구름이 일어난다. 무릇 비는 것이 있으면 문득 영험이 있고 재계하는 것을 삼가지 않으면 샘이 마른다’라는 기록과 같이 전해져오는데 도선이 조선지 천하에서 이 샘(광양 옥룡 동곡산 328-1)을 찾았다는 게 신기할 뿐 이다.

그랬기에 세상 사람들은 도선을 풍수설과 도참설에 효시며 대가라는 이름을 붙여드렸지 않았나 생각한다.

현재 이 샘(우물)은 정륜스님이 편의상 세로85*가로125cm규격으로 빗물이 들지 않게 덮개를 붙여 사용하고 있다.

작년(2019) 봄에 여기를 들렀을 때 기억이 문득 난다. 상백운암하면 신비스러움이 묻어나는 천년 묵은 샘물이 떠오를 수 있도록 하고 그 기억이 오래 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샘에 따른 사적비를 세위 천년에 이르는 역사적인 사실을 기록하여 볼거리를 제공해 많은 시민이 다시 찾고 싶은 사찰로 거듭나는 상백운암을 주문했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큰 바위 밑에서 솟는 샘이 있는 것을 보고 도선은 본 사찰에서 수행을 하였으며 세월이 얼마나 흐른 뒤, 그 뒤를 이은 보조국사 지눌(1158-1210)이 상백운암에서 수행 중 일때 상백운암자 터를 보시고‘주천하지 제일도장(周天下之第一道場)’이란 말을 남겼다.

그리고 지눌은 폐허가 순천 송광사를 새로운 기둥을 세워 중창했다.

지눌이 상백운암에서 수행을 하고 있을때 수제자인 진각국사 혜심(1178-1234)이 스승 지눌을 뵈려 상백운암을 오르면서 지은 게(偈. 佛詩)가 있다.

이 게(偈)가 송광사에 있는 진각국사 비문에 나오는‘고려국조계산제이세고단속사주지수선사주증시진각국사병서(高麗國曹溪山第二世故斷俗寺住持修禪社主贈諡眞覺國師碑銘幷書)’라는 왕명에 의한 고려조 이규보 선생이 지은 비문 초장 하미에 나타난 문헌이다.

‘乙丑秋國師在億寶山師與禪者數人方往謁憩山上距庵千餘步遙聞國師在庵中喚侍者聲作偈其略云呼兒響落松蘿霧煮茗香傳石徑風’. 이를 번역하면 <을축(1205)년 가을 지눌(보조국사)이 억보산(백운산)에 있을 때 사(진각국사 혜심)가 선승 몇 사람과 함께 지눌을 만나러 가다가 산 밑에서 쉬고 있는데 암자(상백운암)와의 거리가 일천여보나 떨어졌건만 지눌이 암자 안에서 시자(侍者)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사(혜심)는 그 소리를 듣고 게(偈. 詩)를 짓는데 대략 이러하다.

“시자를 부르는 소리가 송라(백운산의옛이름)봉의 아득한 운무를 뚫고 차 달이는 향기는 석경(돌길)바람에 전해오네”

지눌을 뵐 때 이 같은 이야기를 하니, 지눌은 그렇다 하며 손에 쥐었던 부채를 주니 사(혜심)는 또 게시(偈. 詩)를 다음과 같이 올렸다.

“옛날엔 스승의 손에 있더니 이제는 나의 수중에 있구나. 만약 들끓는 번뇌가 있으면 맑은 바람을 일으켜도 무방하리”

지눌은 더욱 더 큰 인재로 여겼다.

이 문헌은 1478년 성종의 왕명으로 서거정 등이 지은 동문선(東文選 고전국역총서 33권)에 기록돼있는 것으로 백운산(송라봉)에 있는 상백운암을 두고 사제 간에 주고받는 이 비문(시문)은 비단 상백운암의 위상 뿐 아니라 우리 광양시를 알리는 비문으로 광양시지에 게재토록 하여 우리 시민에게 알려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1960년대에는 광양출신 소설가 안영 선생은 이곳 상백운암을 배경으로 한 단편‘가을 그리고 산사’를 1968년 1월‘현대문학’에 발표한 바 있다.

고로 광양시에서는 경내의 법당 신축과 수행처 중축 그리고 인법당보수로 수억을 쏟아 붙는가하면 선동마을로 올라가는 지방도로에서부터 본 사찰로 올라가는 길이 중국태산을 올라가는 길같이 험한 협곡길을 확포장 하는데 수십억을 투자하는 등 지대한 관심으로 관광객 유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이 도로가 완공 되면 상백운암과 백운사 역시 구례 사성암, 남해 보리암, 여수 향일암과 같이 찾는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뿐 아니라 등산객 또한 현재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문화창달에 기여하는 광양시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