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항 화물연대 파업을 지켜보면서…
광양항 화물연대 파업을 지켜보면서…
  • 광양신문
  • 승인 2006.09.13 10:23
  • 호수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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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길 - 순천대학교 박사과정
지난 달 6월 28일 시작한 화물연대 파업이 7월 8일 광양항 정상화를 위한 공동 발표문으로 약 10일간의 파업을 매듭지었다. 그 동안 광양시청, 여수지방해양수산청, 한국컨테이너 공단, CTCA, 광양항 경제자유구역청, 광양경찰서를 비롯한 관련 기관과 광양항 정상화 시민연대등 그리고 화물연대 대표자, 운송사 대표자들의 적극적이고 지혜로운 협상타결은 향후 광양항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협상의 모범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초기 협상과정에서 상호간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여 혼란이 있었지만 상호간의 끈기있는 대화와 양보로 어려운 난제를 해결한 관련자들의 노고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이번 기회로 광양항에 대한 지역민의 사랑이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화 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광양항이 활성화의 기로에서 해결해 가야 할 하나의 과제를 접할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광양화물연대가 요구하는 불법다단계 운송과 부당이득 근절, 적정운송료 책정, 화물연대와 운송사간의 협약과 협의체 구성 등의 요구는 우리나라의 근본적인 운송시스템의 문제로서 정부에서 지난 2003년 파업을 계기로 검토를 하였으나 뚜렷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했던 요구안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부분적으로 광양항 내에 한정하여 해결방안을 찾기는 애초에 어려운 문제였다. 더욱이 전국운송의 10%이하를 차지하고 있는 광양항에서 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란 더욱 어려운 문제였던 것이다.

애초에 타결이 어려운 현안이었지만 서로간 타협안을 이끌어 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국내 운송은 IMF 때인 98년 이후 성장이 정지 된 것으로 이야기 한다. 물류의 효율성은 더 이상 이야기 하기 어려운 것이 되었다.

수출입 업자는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물류비용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하였으나 국내 운송은 효율적인 시스템 개선을 통한 물류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 부족하였으니 2003년 화물연대 파업은 예정된 것이었다.

효율적인 운송으로 가격경쟁력에 도전해야 했던 대형운송사는 지입차 제도를 선호하게 되었고 그저 화물에 대한 운송 중계업에 머무르게 되었다. 또한 소규모 운송사는 중계업에 대한 중간 부당이득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화주에게 경쟁적인 단가로 운송계약을 맺게 되니 요율은 더욱 낮아질 수 밖에 없었으며 소규모 운송사는 충분한 자차 또는 지입차를 확보하지 못하여 다른 운송사를 이용하게 되어 구조적으로 다단계 운송이 이루어 질 수 밖에 없었으며 또한 상호간에 정보교류가 자유롭지 않으니 비용구조는 높아질 수 밖에 없었고 운송차량이 받는 실질운임은 작아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지난 2003년 파업당시 정부의 대처방안으로 운송사에서 운송사, 주선업자에서 주선업자에 화물주선을 금지하고 대형종합물류회사를 지원하여 화주에게는 물류비 부담을 적게 하고 화물노동자에게 많은 실질운임이 돌아가게 하는 정책을 추진하기로 하였으나 진행이 되고 있는지 현실적으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번 광양항에서 화물연대 파업은 특히 광양항의 운송특징을 잘 보여주는 사건으로 대형화주에 의한 자가운송이 많고 대형 메이져급의 운송사가 운송화물을 충분하게 확보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차를 확보하고 있지 않으며 충분한 운송능력이 확보되지 않은 소규모 운송사가 화물을 받아 운송하고 있는 비율이 타 지역보다 높고 운송차량의 공급과잉이 불러온 예정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광양항의 입장에서는 화주에게 광양항을 홍보할 때 빠지지 않은 것이 있는데 물류비가 광양항을 이용하면 작게 든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제는 물류비가 타지역에 비하여 더 낮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광양항에서는 물류 인프라가 충분하게 구축이 되어 있지 않아 복화운송을 하지 못하여 높은 편도운임을 화주에게 부담시키고 있어 이를 줄이기 위하여 고속도로 톨케이트비 지원과 화주인센티브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 2005년 10월부터는 운송료가 다른 지역보다 5%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되니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근본적으로 대형화주에게서 1차로 주는 로얄카고라고 하는 인과관계에서 발생하는 화물은 놔두고라도 우선 운송업자간, 주선업자간에 발생하는 부당이득을 철저하게 감시하여 화물노동자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할 것이며, 이번 인상 운송비용부담이 화주에게 돌아가게 해서는 안될 것이다.

결국은 운송사의 효율화를 기해서 물류비용을 최대한 낮추어야 할 것이지만 현시점에서 운송사가 새로운 기술이나 운송방식을 통한 효율화를 기하기 위하여 투자하기는 단기적으로 이루기 어렵다고 보여진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의 대형종합물류회사의 정책을 믿어보지만 단기적으로 다단계근절이 우선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특히 광양항에서는 화주를 유치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중요하지만 다단계 근절을 통한 물류비를 낮추는 것도 광양항의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또한 대안으로 광양항에서 종합물류회사를 설립하여 이러한 운송관행을 없애고 광양항의 활성화 지원, 항만간 네트웍 구성, 화주에게 원스탑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공사 형식의 지원회사 설립도 검토할 만한 것으로 생각한다.
 
입력 : 2005년 07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