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문화콘텐츠 발굴 기획 - 이경모와 카메라[1]
광양문화콘텐츠 발굴 기획 - 이경모와 카메라[1]
  • 김호 기자
  • 승인 2020.05.29 17:26
  • 호수 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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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관람거리, 풍부한 체험거리 가득…
‘광주 세계카메라영화박물관’을 가다

광양에서 태어나 여순사건을 유일하게 취재해 격동기 근현대사의 생생한 현장을 사진으로 남겨 역사를 기록한 국내 최초 종군기자 이경모 선생. 이처럼 대한민국 사진계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이지만 정작 고향 광양에서는 조명되고 있지 않아 안타까운 상황이다. 특히 10여 년 전, 지역의 뜻있는 인사들이 이경모 기념관을 건립하자는 움직임이 일기도 했지만 성과로 이어지지 않아 큰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이에 광양신문은 지난해 창간 20주년을 기념해 광양시와 문화도시사업단, 광양문화원과 공동으로 이경모 카메라&사진 전시, 포럼을 개최하는 등 이경모 선생을 기념하고 박물관 건립 추진을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 올해는 광양신문이 전국의 카메라·사진 박물관 기획취재를 통해 한 걸음 더 진전된 건립 추진의 동기부여를 광양시와 시민사회에 제공코자 한다.

광양신문의 이번 기획취재가 문화 불모지라는 오명을 씻어내고 도립미술관 개관과 더불어 광양의 문화유산으로 손색없는 이경모 선생을 문화관광콘텐츠로 활용, 광양의 문화지수를 향상시키는데 작은 기여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편집자주>

 

연대별·특색별·용도별 900종 전시

세계적 희귀 카메라 만날 수 있는 곳

 

광주광역시 동구 동명동(동계로 5)에 위치한 광주 세계카메라영화박물관은 지난 2015년 개관해 올해로 6년 된 박물관이다.

이곳 세계카메라영화박물관에는 세계적으로 희귀하고, 가치 있는 카메라와 영상제작용 카메라, 영사기, 환등기 등 900여종의 다양한 소장품들이 연대별·특색별·용도별 등으로 잘 정리돼 있어 카메라의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돼 있다.

또한 관람을 할 경우, 관장이 직접 전시품들을 설명하고 시연 및 체험, 기념촬영을 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관람 및 체험시간은 1시간 가량 걸린다.

세계카메라영화박물관의 관장은 이수환 대표(58)다.

이수환 관장은 박물관 인근의 궁동 ‘예술의 거리’에서 약 30년째 화랑을 운영하고 있다.

이 관장이 카메라에 관심을 갖고 수집을 시작한 세월이 벌써 30년에 이른다.

이 관장은“30년 전 카메라를 처음 구입해 사용하다가 떨어뜨리거나 고장이 나서 새 카메라로 교체했는데 카메라 마다 고유의 특징과 기능, 장점들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더 다양한 카메라를 접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난 것이 카메라 수집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30년간 모아온 카메라와 영화 제작용 카메라, 영사기, 환등기 등이 1800여점(국내수집 80%, 해외수집 20%)에 이르고, 현재 박물관에는 공간의 한계로 절반 정도인 900여점의 수집품만이 전시되고 있다. 수집품들은 주로 지인 소개와 정보 검색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꼭 갖고 싶은 카메라가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전국 각지와 해외 출장도 마다치 않고 달려갔다.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길 기대

이 관장의 세계카메라영화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은 유치원생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계층을 이루고 있다.

6년 전 처음 개관하고 1년여 정도는 상시개관을 했고, 박물관 한켠을 카페식으로 꾸며 커피 등의 차도 마실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실내에 습도가 높아져 전시된 카메라에 영향을 줄 수 도 있다는 우려에 카페 시설을 철거했다.

박물관은 카메라와 영화카메라, 영상출력 환등기 등 3관으로 나눠 수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그렇게 1800여점의 수집품을 모았지만 여전히 완성되지 않았다는 목마름, 즉 꼭 구하고 싶은 카메라를 찾지 못했다는 아쉬움에 상시 개관하던 박물관을 1년여 만에 토요일 하루(12시~20시)만 개관하기로 했다.

그러던 중 이 관장은 지난해 박물관의 화룡점정이 돼 줄 카메라 수집에 성공했다. 세계에서 4대 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알려진 카메라의 조상‘다게레오 카메라’와 카메라 최초 발명의 힌트가 돼 준 ‘카메라 루시다’가 그것이다.

이 관장은“새로운 카메라를 구할 때 마다 희열을 느끼지만 말로만 듣던 다게레오 카메라(미국산)와 카메라 루시다(프랑스산)를 품에 안았을 때 기분은 30년의 수집 세월을 보상받는 기분이었다”고 말한다.

이수환 관장은 “박물관 개관 5년째이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많은 가치 있는 카메라를 수집해 놨지만 마음 한 켠에 늘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며“그것은 아마 화룡점정이 돼 줄 카메라에 대한 목마름이었던 것 같다. 그 목마름을 채워놓고 보니 이제 소장품들을 세상에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갖출 수 있는 것을 다 갖췄다는 이 관장은 올해부턴 지자체에 문을 두드려 볼 생각이다.

지자체 차원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인정받고 더욱 널리 알려져 더 많은 사람들과 자신의 수집품들을 공유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 관장은 “학생들에게는 카메라의 원리와 역사, 발전사 등을 배우고 체험하는 학습 공간으로 활용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아날로그 카메라를 사용했었던 성인들에게는 추억의 공간이 됐으면 한다. 그리고 잘 몰랐던 카메라의 세계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물관의 가치는 콘텐츠

이 관장은“박물관 콘텐츠를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들이 꼭 봐야할 것과 보고 싶어 하는 것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전시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꼭 봐야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박물관, 이곳에 와야만 볼 수 있는 전시품이 있는 박물관이 가치 있는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다. 볼거리로서의 가치가 없으면 보러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광양에서 이경모 선생을 기념하는 박물관 설립을 추진할 경우 꼭 기억해야 할 것 중 하나”라며“콘텐츠를 잘 만들면 여러 가지 면에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클 것이다. 특히 광양의 경우 인근 순천과 여수, 경남 서부권의 중심에 있는 도시로서 지리적으로도 매우 좋은 위치여서 콘텐츠 구축한다면 활성화를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고 덧붙였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