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고 ‘한 학기 한 책 읽기·서평쓰기’ [35] 축하해요, 다 끝났으니까
광양고 ‘한 학기 한 책 읽기·서평쓰기’ [35] 축하해요, 다 끝났으니까
  • 광양뉴스
  • 승인 2020.06.12 16:51
  • 호수 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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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준 광양고 3학년
니콜라우스 뉘첼의 ‘다리를 잃은 걸 기념합니다(2014, 서해문집)’를 읽고
박승준
광양고 3학년

책의 제목은 독자를 유도하고, 독자는 제목을 보고 재미와 감동을 추측한다.

이 책의 제목은 모순된 내용을 담고 있어서 흥미롭다.

저자는 독일인 외할아버지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다리를 잃은 날인 8월 24일에 매년 파티를 열었다고 말한다.

어머니는 어린 저자에게 할아버지가 장애를 입은 것을 축하하는 날이라고 설명해 주었다는데 여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이 책은 그것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1차 세계대전이 지금 우리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를 보여준다. 책을 통해서 지금 우리에게 전쟁과 평화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10대를 위해 써진 책인 만큼 우리를 한층 더 성숙하게 해줄 이 책에 대해서 알아보자.

‘우리 할아버지가 백 살까지 살아서, 1992년 보스니아 전쟁이 발발할 당시까지 계셨다면,“전쟁은 언제나 있구나.”라고 말씀하셨을 거야. 목사 아우구스트 뮐러는 인간이 죄를 지어 에덴동산(낙원)에서 쫓겨난 이후로 서로를 죽이게 되었다고 생각했거든. 할아버지는 이런 전쟁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확인할 수 있다고 느꼈을 거야. 1914년에 시작한 전쟁이‘모든 전쟁을 끝내는 전쟁’이 되기를 바랐던 사람들은 실망했겠지.(p.240)’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1차 대전의 고통만은 아니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현실을 지적하며, 사람들이 전쟁의 더럽고 추한 얼굴을 바로 보고“전쟁을 해야 한다.”라는 말을 중단할 때 전쟁이 끝난다고 주장한다.

‘국익’,‘위대한 나라’등에 대한 잘못된 인식, 핵무기 같은 위험한 무기가 존재하는 한 전쟁을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전쟁을 끝낼 전쟁’이라던 1차 대전도,‘전쟁을 영원히 끝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었다는 원자폭탄도 전쟁을 끝내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제목에 관한 수수께끼의 정답은 마지막까지 읽어야 알 수 있다.

궁금증을 해결하지 못한 독자가 책을 끝까지 읽어나가며 전쟁의 참혹성과 무의미함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주기 위함이 아닐까.

어릴 적 나는 전쟁드라마와 전쟁 영화를 즐겨봤다. 영상 속 전쟁은 굉장히 멋있고 재밌게 묘사되었다. 단순히 전쟁은 재밌어 보이고 멋졌기 때문에 전쟁의 참혹함, 평화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모든 이가 더 이상의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것이다. 불가능할 수 도 있지만, 가능하기도 하다. 지구라는 한 공간에 살고 있는 서로를 조금 더 깊게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