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암산업 폐업 가시화…노조, 대량해고 후 농성확산‘우려’
성암산업 폐업 가시화…노조, 대량해고 후 농성확산‘우려’
  • 이정교 기자
  • 승인 2020.06.19 17:13
  • 호수 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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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이달 말 폐업 및 해고 예고 통지
신설 2곳 포함 6개 회사‘작업권 분할’
노조원 145명…전적동의 거부하고 남아

시청 앞에서 천막농성 160일을 넘긴 성암산업 사태가 폐업에 따른 노조원 대량 해고 후 농성이 더욱 확산·장기화될 전망이다.

지난 15일은 중마동 일원에서 가두행진이 있었고, 같은 날 한국노총 금속노련연맹의 김만재 위원장은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해 힘을 보탰다.

또한 18일은 국회 소통관에서 포스코의 성암산업 분사 매각금지 약속 이행과 하청노동자의 생존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소속 의원,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당초 2019년 임금협상이 결렬되면서 시작된 노사 갈등은 지난 3월부터 사측의 작업권 반납 및 이달 말일자로 폐업까지 예고돼 분사 매각 반발로 바뀌어 이어지고 있다. 노조는 분사 없는 매각 등을 요구하지만 사실상 이행이 불가능하다.

이 가운데 사측이 지난 15일까지 전적동의서를 제출할 경우 100% 고용승계를 조건으로 노조를 회유했지만, 일부는 농성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3~4명을 제외한 사무직 전원이 신설 회사인 ‘포운’으로 넘어가게 돼 사측과의 협상도 이제는 무의미해졌다.

현재 성암산업은 폐업 절차와 함께 총 3단계에 걸친 작업권의 단계별 이관이 진행 중이다. 분사 매각은 거의 끝났고, 전적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직원들에게 해고 예고 통지도 한 상태다.

전적(타기업으로 입사)에 동의한 직원은 당초 노조원 207명을 포함한 전체 271명 중 126명으로 약 46% 정도다. 각각 사무직 21명, 정비원 12명, 운전원 93명(조합원 39명·비조합원 54명) 등이다. 동의하지 않은 직원은 145명, 일부는 전적에 동의하며 노조를 탈퇴했지만 대부분 현장직 노조원이다.

우선 1단계 이관 절차에 따라 지난 4월 27일까지 광희에 17명, 태운에 8명의 직원이 직장을 옮겼다. 2단계는 지난달 6일까지 삼진에 16명, 대진에 7명의 고용승계가 이뤄졌다.

신설기업인 포운에는 기존 성암산업 사무직 15명과 비조합원 운전원 40명 등 55명이 자리를 옮겼고, 성암산업 작업 중 포스코케미칼과 관련된 작업권을 가져간 스틸로지스 역시 20여명이 옮겨갈 예정이다.

다만 신설회사를 포함한 6개 회사 가운데 기존 성암산업의 노무복지와 비슷한 임금 조건을 감당할 수 있는 회사는 태운 한 곳 정도로 전해진다.

박옥경 노조위원장은“다른 회사로 넘어간 직원에게 임금 조건 등을 파악한 결과 여러 조건에서 차이가 있다”며 “통상임금 감소하면서 휴일수당 등 각종 수당도 없어, 같은 호봉일 때 1800만원 정도의 격차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성암산업이 폐업하면 이후는 원래 명칭인 광양지역 기계금속운수사업 노조의 이름으로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라며“정상적인 폐업 절차인지도 법적으로 따져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성암산업 노조는 1월 3일 서울 포스코센터 앞에서 집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청와대·세종시 고용노동부·국회의사당·광양시청 등에서 가두행진·삭발·1인 시위 등 다수의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1월 8일부터 시청 앞 미관광장에서 시작한 무기한 천막농성은 160여일이 넘었고, 부분 파업 이후 작업장 출입 통제로 인한 포스코 광양제철소본부까지 가두행진도 역시 계속되고 있다.

아울러 백성호 시의원이 지난 4월 제안했던 노사민정협의회에서의 성암산업 문제 논의는 지난달 27일 실무협의회에서 일부‘노동계 인사’의 반대로 안건상정이 부결돼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