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안심센터, 유명무실 논란…인력난 등 제구실 못해
치매안심센터, 유명무실 논란…인력난 등 제구실 못해
  • 이정교 기자
  • 승인 2020.06.29 08:30
  • 호수 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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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 공문 발송…충원 안돼
개소 이후 인건비 계속 반납
시설·인력기준 이행도 미비

2018년 11월 문을 연 광양시 치매안심센터가 유명무실 논란이 일고 있다. 개소 이후 인력을 충원하지 않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기준인력은 보건복지부의 기준에 따라 해마다 정해지는데 광양지역은 △2018년 13명 △2019년 20명 △2020년 20명이 필요했지만, 정원을 충족한 해는 한 번도 없었다. 2018년과 2019년 모두 5명의 무기계약근로자만 채용됐을 뿐이다.

특히 ‘치매관리법 시행규칙 제8조’에 따라 △간호사 △1급 사회복지사 △작업치료사 △임상심리사 등을 각각 1명 이상 둬야 하는 기준이 있지만 이 역시 이행되지 않았다. 앞서 채용했다는 5명은 모두 간호사며, 다른 전문 인력은 전무했다.

이 때문에 지원되는 인건비 명목의 국비 반납도 반복됐다. 2018년은 8명분 인건비 1억7400만원, 2019년은 15명분 인건비 2억7000만원이 반납됐다. 지원되는 인건비의 국·시비 비율은 8대 2 정도다.

만일 올해도 충원되지 않을 경우 약 2억1260만원의 예산이 반납될 전망이다. 어렵게 확보한 예산을 꾸준히 반납하고 있는 셈이다.

시는 예산 반납을 반복하면서도 3년간 인건비 명목의 예산 확보는 계속해 온 것으로 확인돼 부실 행정임을 드러냈다. 더나가 도내 22개 시군의 기준 인력과 실제 근무 비교표를 보면 광양이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목포 24명 중 20명 △여수 35명 중 29명 △순천 35명 중 23명인데 비해 광양은 20명 중 9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9명도 보건소장이 맡는 센터장 등 시청 정규직을 포함한 수치다.

이 기간 동안 담당부서는 인사를 담당하는 총무과에 인력채용 협조 요청 공문을 여러 차례 발송해왔던 것으로 확인돼 충원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궁금증도 자아내고 있다.

공문 현황을 보면 2017년 10월 치매안심센터 설치운영계획에 따른 인력채용 협조를 시작으로 △2019년 7월(보건복지부·전라남도·시보건소) △2020년 5월 등 인력 충원 최우선을 요청해 왔다. 2019년 당시 보건복지부가 지자체 합동평가 항목으로 채용율을 반영할 계획이라는 전라남도의 협조 공문 내용도 있다.

이에 대해 총무과 관계자는 “2017년 비정규직 전환 지침 이후 인력의 효율적인 운영을 검토하는 단계였다”며 “올해는 채용계획을 수립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못했던 부분이 있고, 하반기에 채용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성호 의원은 “예산을 계속 요구해왔고, 담당부서도 요청을 했는데 3년 내내 검토를 하고 있는 게 문제”라며 “언제쯤이면 치매 어르신을 돌보고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을 채용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