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고‘한 학기 한 책 읽기·서평쓰기’[40] 디지털 시대의 자기 결정권
광양고‘한 학기 한 책 읽기·서평쓰기’[40] 디지털 시대의 자기 결정권
  • 광양뉴스
  • 승인 2020.07.17 17:31
  • 호수 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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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테 슈피츠의‘내 데이터를 가져다 뭐하게(2015, 책세상)’를 읽고
이민재 광양고 3학년

자기 결정권은 당연한 권리이다. 그러면 디지털 시대의 자기 결정권은 무엇을 보장할까? 이 책은 자기 자신의 정보에 관한 결정을 할 수 있는 자기 결정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인 말테 슈피츠 씨는 우리 자신의 정보, 우리에 관한 정보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수집되는 일이 점점 더 빈번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런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까? 대부분은 찝찝하지만, 그러려니 한다. 자신의 정보가 수집된다고 해도 현재의 자신의 인생에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은 물론, 자신의 정보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어떤 사이트를 가입할 때 무심코‘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에 체크를 한다. 이는 당신이 이에 동의를 하였으므로 우리는 당신의 개인정보를 취득할 권리가 있다는 의미이다.

작가는 6개월간 자신의 정보를 수집하며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이 가입한 통신사를 통해 자신의 정보를 얻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통신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 정보를 취득했는데 그 정보에는 수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인터넷 접속 기록뿐만 아니라 은밀한 사생활을 알 수 있는 정보까지 담겨 있었던 것이다.

통신사는 자사의 기술을 개발하데 사용한다는 취지라고 해명했지만, 정당한 범위의 정보는 아니었다. 나 역시 같은 시도를 해보았지만 규정상 어긋나기에 자세한 정보는 열람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데이터를 다스리는 힘을 가진 사람이 도처에서 우리를 추적할 수 있으며, 결정을 조종하고 문제를 야기함으로써 우리의 삶을 감시할 뿐만 아니라 조종할 것이기 때문이다.’- p.31

데이터는 우리를 감시하고 조종할 수 있다. 정보 사회에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엄청난 권력을 손에 쥐는 것이다. 패놉티콘에 수감되어 있는 수감자는 감시자에게 항상 보이지만 수감자는 감시자를 볼 수 없듯이 말이다.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성은 권력을 만든다.

정보취득에 있어 우위에 있는 사람이나 기관은 자동적으로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정보를 그냥 주고만 있는 사람들은 권력을 가지지 않는 사람으로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구조 속에서 자동적으로 우리는 우리를 스스로 권력자가 아닌 사람으로 되고 있다.

주변 사람들은 꿈이 정보 보호 전문가인 나에게 자주 묻는다.‘해커가 정보를 빼돌리니까 정보보호 전문가 그 행동을 막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알겠어, 근데 왜 해커는 정보를 빼돌리는 거야?’내 답은 이렇다. 사소하더라도 모든 우리의 정보를 취득하는 사람은 자동적으로 권력자의 형태를 띨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개인정보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이는 관련 직종의 사람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법적으로 정보에 관한 자기 결정권을 보장받아야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그렇지 못하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정보는 스스로가 중요시 하여 우리의 정보를 스스로가 지켜나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