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신뢰하는 시의원-개선 필요한 시의원‘선정’
공무원노조, 신뢰하는 시의원-개선 필요한 시의원‘선정’
  • 이정교 기자
  • 승인 2020.07.20 08:30
  • 호수 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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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공무원 대상 설문조사
다수 시의원,‘황당’ 반응
“시의회 위상 추락” 자조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광양시지부(지부장 강삼연)가 최근 광양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시의원을 평가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대수롭지 않은 반응도 있는 반면, 피감기관인 공무원 조직이 시의원을 평가하는 게 합당하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같은 설문결과를 의식하게 돼 자칫 지자체 행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시의회의 고유한 역할과 기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공무원노조는 새올행정시스템을 활용해 노조원을 대상으로 하는 ‘공무원으로부터 신뢰받는 시의원 설문조사’를 지난 10일까지 진행했다.

제8대 시의회 전반기 활동이 끝남에 따라 선진 의회 문화를 정착시킨 시의원을 선정하기 위해서다.

선정 방식은 존경하고 신뢰하는 시의원과 개선이 필요한 시의원에 대해 각각 5가지 정해진 문항 여러 개를 고르는 방식이다. 최소 1명에서 최대 3명까지 가능하다.

먼저 존경하고 신뢰하는 시의원을 뽑는 문항은 △정책대안, 비전 제시 △책임성, 조직 화합 △전문성, 탁월성 △높은 청렴도 △하위직 존중이다.

개선이 필요한 시의원 관련 문항은 △폭언, 고압·권위적 태도 △무분별한 자료 요구 △독단 및 비인간주의 △능력 미달 △편견 및 개인 영달이다.

노조는 결과 집계 후 선정된 존경·신뢰하는 시의원에게는 이번 임시회 회기 중 감사패를 전달하고, 개선이 필요한 시의원은 제언하는 방향을 고려 중이다. 더불어 개선이 필요한 시의원 선정 결과는 비공개 처리할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설문 문항도 2개뿐이고, 보기를 선택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어떤 배경이나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가까이에서 마주하는 공무원 입장으로 바라보는 시의원은 어떤 모습인가 알아보기 위한 설문”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니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시의원들은 황당하고,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한 시의원은“좋은 쪽으로 선정되면 정말 좋은 것이라고 받아들여야 하는가 조차도 문제”라며“시의회 위상이 그만큼 땅에 떨어졌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의원은“대체 누가 누굴 평가한다는 것인지 황당하다”면서도“일부 시의원은 설문결과를 의식해 앞으로 의정활동에 집행부 눈치를 더 볼까 걱정”이라고 자조했다.

앞서 공무원 노조는 지난 3월 광양시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근로조건 개선 △복지향상 및 시민 복지 향상을 위한 정책 자료 활용과 개선 건의를 위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