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눈] 한반도에 전쟁이 끝나고, 평화 바람 불기를
[시민의 눈] 한반도에 전쟁이 끝나고, 평화 바람 불기를
  • 광양뉴스
  • 승인 2020.07.31 17:00
  • 호수 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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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 광양YMCA 사무총장
김정운광양YMCA 사무총장
김정운 광양YMCA 사무총장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70년이 흘렀다. 그리고 7월 27일은 정전(휴전)협정을 맺은 지 67년이 되는 날이다. 67년 동안 지금도 우리는 전쟁 가운데 있으며, 전쟁의 아픔과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 △2007년 10·4 남북정상선언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으로 평화를 바라는 우리 민족의 열망은 이미 입증되었다.

남북이 함께 맺은 공동선언들은 평화 통일을 향한 열망과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서, 소중히 지키고 이행해야 할 공동의 자산이며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정착하는 이정표가 되어야 한다.

다음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희망하는 한국시민사회 200여 단체가 함께 선언한 한반도 평화선언이다.

한반도 평화선언

한국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체결합시다.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한반도와 세계를 만듭시다.

제재와 압박이 아닌 대화와 협력으로 갈등을 해결합시다.

군비 경쟁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시민 안전과 환경을 위해 투자합시다.

이제는 전쟁을 끝냅시다.

일제로부터 해방된 기쁨도 잠시, 한반도는 분단과 냉전의 소용돌이 속에 전쟁이라는 비극을 겪었습니다. 수백만의 사상자와 천만 이산의 고통을 가져온 한국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휴전 상태입니다. 냉전시대 한반도에서 벌어진 정치적·군사적 대결과 갈등으로 한반도 주민들과 세계 곳곳의 사람들은 분단과 적대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했습니다. 이제 그 고통을 끝내야 합니다.

다시 적대와 불안이 지배하는 시대로 되돌아가서는 안됩니다.

냉전이 끝난 30년 전 남북은 상호존중과 불가침에 합의하였습니다. 20년 전 남북은 첫 정상회담을 열고 전면적인 교류 협력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2018년 역사적인 첫 북미 정상회담도 열렸습니다. 그러나 아직 전쟁을 끝내지 못한 대가로, 신뢰가 불신으로 바뀌고 긴장이 높아지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어렵게 이뤄낸 합의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걸음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슬픈 상황입니다.

지난 역사는 상대를 불신하고 굴복시키려는 적대 정책이 한반도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했고 도리어 악화시켜 왔음을 보여줍니다. 불안정한 휴전 상태의 한반도는 핵 전쟁의 위협에 시달려왔고 세계적인 핵 군비경쟁과 확산을 촉발하는 장이 되어왔습니다. 이 전쟁을 끝내지 못하면 한반도 비핵화도 이루기 어렵습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관련국 정부들이 한국전쟁을 끝내기 위해 진지하고 책임 있게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전 세계인의 마음을 모아 대결과 분쟁의 상징이었던 한반도를 평화와 공존의 산실로 바꿔냅시다.

한반도 주민들과 동아시아, 세계 시민들이 서로 협력하며 평화롭게 공존하는 미래를 상상합니다. 전쟁을 준비하는 대신, 우리의 자원을 시민의 안전과 행복, 지속 가능한 환경, 차별 없는 사회를 위해 사용하기를 희망합니다. 이제 우리의 이름으로 전쟁을 끝내고, 지난 70년 오지 못했던 미래를 만들어 갑시다. 평화를 향한 간절한 염원을 모아 전 세계가 공명할 만큼 큰 목소리로 함께 외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