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시재생-목표지향의 도시와 참여지향의 도시
[기고] 도시재생-목표지향의 도시와 참여지향의 도시
  • 광양뉴스
  • 승인 2020.08.14 16:47
  • 호수 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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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진 건축 / 도시공학박사, 노성진공간연구소장
노성진 건축 /도시공학박사, 노성진공간연구소장
노성진 건축 /도시공학박사, 노성진공간연구소장

도시의 재생은 산업구조의 변화와 최근 지방도시 소멸의 대두, 신산업 즉 인공지능 및 하이테크·IT산업·바이오산업까지 변화되는 산업구조 및 스마트도시 위주의 도시 확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퇴락된 기존 도시에 새로운 기능을 창출함으로써 쇠퇴한 도시를 새롭게 경제적·사회적·물리적으로 부흥시키는 도시사업을 의미한다.

이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선진국의 도시에서 압축 확장으로 인한 도시 공동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나타난 것이다.

이제 우리의 도시도 현대성장도시화가 뚜렷해지기 때문에 그만큼 도시치유도 시급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도시재생 정책을 가장 먼저 시도된 곳은 런던의 도클랜드 지역의 도시재생사업으로 대규모 도시재생의 가장 대표적 사례이다.

우리나라는 2006년부터 41개의 지역에 도시재정비 촉진지구를 지정하면서 성장과 개발이라는 거대한 물결에서 일단 숨은 돌릴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도시성장기류를 탔던 우리 80년대의 시발은 가난했지만 우리 가슴에 고이 간직되어 있는 어머니와 같은 흔적들을 지우는 우를 범하면서 새롭게 건설한다는 목표에 누구도 대항하지 못했다. 그 열망이 너무도 컸기 때문이다.

근대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르꼬르뷔제도‘도시와 주택은 인간이 살기 위한 기계’라고 말했지만 그의 말대로 도시와 주택이 새롭게 건설 되었다면 지금의 프랑스는 세계의 관광객들을 불러들이지 못했을 것이 분명하다.

시간으로 형성 된 흔적들이 중첩되면서도 유럽의 도시는 현대로 갈수록 스마트해지지만 형태는 그냥 두려는 그들의 온건적 태도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도시디자인에 있어서 기본은 지문학에 담긴 물리적 토대 인문학에 포함 된 보편적 관념의 담론과 마주해야 한다는 문제를 발견한 것이다. 도시에서의 디자인은 한 개인의 취향을 드러낼 수 없는 운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몇몇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시했던 사례를 보면서 우리의 접근 방식은 왜 모든 도시가 타 대도시와 모양을 같이 하려는 묘한 기운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타도시의 답은 우리의 답이 아닌데도 말이다. 모든 지자체는 어디나 할 것 없이 앞 다투어 디자인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결과물들을 도시 구석구석에 쏟아내지만 그 노력과 예산만큼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인문(人文)과 지문(地文)을 배제한 해석은 이미 그 지역의 생명력을 잃어버린다는 결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우리 국토가 가진 남, 북 종대형 도시의 중첩과 밀집성, 디자인 결과물의 유사성, 소재의 중첩, 근본적 지역본색의 재료와 진정성의 성찰 부족 등에서도 그 원인을 직·간접적으로 찾을 수 있지만 무형적 관습과 풍습, 풍속들을 재무장시키지 못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어설픈 답습이나 타도시의 흉내가 도시를 채워가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한 시대‘웰빙’신드롬이 한 시대에 열병처럼 지나가고 새로운 시대의 이슈는 뭐니뭐니 해도‘웰룩킹’이다. 디자인은 디자인을 하지 않아도 디자인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도시는 현재와 과거의 흔적이 적절히 조화되지 않으면 우리 가슴에서 무엇인가가 지워져버리는 우를 범하게 된다는‘발터벤야민’의 주장처럼 그 도시는 그 도시의 적절한 놓임 앞에서 우리는 디자인 산물들을 오히려 빼 내야 하는‘웰룩킹’시대를 바라봐야 할 시대가 된 것 같다.

도시에서의 디자인 산물들이‘웰룩킹’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디자인 생산물이 다‘웰룩킹’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서로의 취향을 이 도시에 출현시키려는 디자인보다‘지역성의 본질적 드러남’이‘공공성의 합일’이고‘더불어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는‘웰룩킹’에 주목해야 한다는 생각을 굳혀본다.

2014년 현재 국가의 60%가 빈곤층으로 분류되는 콜롬비아는 경사가 심한 소외도시들을 위해 에스컬레이터와 케이블카를 설치 운영하면서 사회의식에 긍정적 변화가 일어났고, 무조건 통제일변도의 개발정책에서 시민 친화적 재생사업으로 변화 추진하면서 사회, 문화가치를 상승시킨 사례를 볼 수 있다.

국토부는 2007년‘도시재생사업단’을 출범시켰고 국내의 주요 8개 대도시에서 수 조원 단위의 재생사업이 전개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41개의 도시재정비 촉진지구 가운데 서울 종로구·중구 세운상가, 대구 동구 동대구역세권, 대전 동구 대전역세권, 부산 영도구 영도 제1지구 등 7개를 시범 지구로 선정했다.

시범지구에서 행해지는 사업은 주거환경 개선·기반시설 확충·도시기능 회복 등의 사업이다. 왜 사람들은 북촌이나 익선동, 경리단 길로 오는가? 바로 현대적인 건설 논리로 지어진 곳에서 볼 수 없는 적당한 친밀감과 밀착감 때문이다.

세계에서 주목 받고 있는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사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바로 지역성과 역사성, 문화의 깊은 해석으로 도시를 다시 재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영국 게이츠헤드의 도시재생 △미국 메인스트리트 프로그램과 지역재생 △서호주 미들랜드의 워크숍 재생 △미국 시애틀 파이어니어 스퀘어 역사지구 재생 △미국 오리건 주 포틀랜드 시의 맥주공장 구역 재생 △일본 가나자와의 역사적 수변 공간 재생 △일본 도쿄 가구라자카의 마을 만들기 △홍콩 웨스턴마켓과 성왕퐁 재생사업 △이탈리아 밀라노 조나 토르토나의 자생적 문화산업지역 등의 도시소멸을 대비한 국가와 지자체의‘목표지향도시’계획인지‘참여지향도시’도시계획인지 공과를 눈여겨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