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위기인데”…플랜트노조, 시청 앞 3000명 대규모 집회
“코로나19 확산 위기인데”…플랜트노조, 시청 앞 3000명 대규모 집회
  • 이정교 기자
  • 승인 2020.08.1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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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임금동결”에 노조측 ‘총파업’
14일, 18~19일 3일간 1만명 ‘운집’
코로나19 우려·교통 혼잡 등 ‘가중’
총파업 2일차에 접어든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전남동부경남서부지부 집회 참석자들이 19일 시청 청사 인근을 둘러싸고 농성 중이다.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전남동부경남서부지부가 지난 14일에 이어 18~19일 시청 앞에서 2020년 임단협 승리를 위한 총파업 이틀째다.

플랜트노조 측은 임금 1만5000원 일괄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측은 지난해 수준의 임금 동결을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집회 중 시청 청사 주차장은 물론 인근 대로와 골목마다 집회 참석자 차량이 들어서면서 교통 혼잡이 가중됐고, 확성기를 활용한 투쟁사 등으로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소음 피해도 컸다.

특히 일부 참석자는 마스크를 턱까지 내려 착용하고 상당수의 참석자들이 좁은 그늘을 찾아 모이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도 전혀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코로나19 확산 우려도 팽배하다.

광양경찰서 관계자에 따르면 14일은 집회 참가자가 3000명을 넘어섰고, 18일과 19일도 각각 4000명과 3000명이 넘는 인원이 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3일 동안 1만명 이상이 모인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남도청에서 집회금지 등 행정명령을 발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집회를 허가해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광양은 청정지역이라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수도권 일대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시점에서 대규모 집회를 대비하다보니 난감하다”고 말했다.

총파업 2일차에 접어든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전남동부경남서부지부 집회 참석자들이 19일 시청 청사 인근을 둘러싸고 농성 중이다.

광양시, 고용노동부 여수지청, 전문건설인협회, 노조 측이 만나 4자 대면에 나선 19일은 노조원 상당수가 시청 청사 모든 출입구 앞을 막아섰고, 그늘 곳곳마다 수십 명이 모여 면담 결과를 기다렸다. 원래 포스코 광양제철소 관계자도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불참했다.

아울러 최근 전남지방노동위원회가 플랜트노조 및 제철산업단지 전문건설인협의회 간 조정에 나섰지만, 의견 차이로 인해 조정 중지 결정을 하면서 사태의 장기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편 대규모 집회가 며칠간 계속되자 인근 주민들의 불안과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한 시민은 “코로나19가 재확산 추세인 만큼 가뜩이나 걱정되는데 지역 내 대규모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소음과 주차 등 불편함은 그렇다 치더라도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시기는 분명 아니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청 앞 광장이 어느 샌가 노동자들의 집회 장소로만 활용되고 있다”며 “시민들이 참여하는 행사는 적고, 집회만 계속 반복되다보니 도시이미지 실추는 물론 반감마저 생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