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도 연습도 너무 재밌는데, 공공 연습장이 없어요”
“공연도 연습도 너무 재밌는데, 공공 연습장이 없어요”
  • 이정교 기자
  • 승인 2020.08.24 08:30
  • 호수 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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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 베테랑, 유채옥·박영미 배우
왼쪽부터 유채옥·박영미 배우
왼쪽부터 유채옥·박영미 배우

극단 보금자리는 1999년 창단해 2000년부터 지역 곳곳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총 24명의 단원들이 납부하는 연회비로만 운영되는 순수자원봉사단체로 운영에 어려움은 있지만, 단원 모두가 대본 수정부터 연기, 연출까지 한마음으로 함께 해나간다.

보금자리에서 20년 가까이 동극을 해온 유채옥·박영미 2명의 배태랑 배우를 만났다.

유채옥 씨는 보금자리의 총무를 맡고 있다. 워낙 꼼꼼한 성격 탓에 다른 단원에게 총무직을 넘겨주고 싶지만 주변의 만류(?)가 극심하다.

채옥 씨는“아이들이 어렸을 때 동화구연 수업을 듣게 되면서 동극을 알게 됐다”며“첫 배역은‘밥 먹자! 맹팔아’라는 작품에서 딸기사탕 역할이었고, 다음 공연 때는 주인공인‘맹팔이’도 연기해 봤다”고 말했다.

박영미 씨는 워낙 밝은 모습이 인상 깊었는지 극단 내에서‘공주’로 통한다. 그녀는 억새고 힘든 배역만 주면서 ‘공주’냐며 발끈했다.

영미 씨는“팥쥐엄마, 호랑이 등 목소리를 과하게 쓰는 역할만 주로 해왔는데 무슨‘공주’겠냐”며“그래도 동극을 준비하는 모든 과정 그 자체가 재밌고 즐겁다”고 덧붙였다.

20년이 넘도록 보금자리가 잘 운영됐던 이유는 서로가 차별하지 않고 배려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운영비가 부족한 것보다 더 아쉬운 문제가 있다. 바로 지역 내에 이런 단체들이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너무 부족하다.

두 배우는“초기에는 연습공간이 없어서 여러 단원의 집을 전전하면서 연습해 왔고, 지금은 한 단원의 매장을 저녁 때 빌려 연습하고 있다”며“소품 보관하는 장소도 부족해서 희망도서관, 제철소 러닝센터, 문화도시사업단의 공간 일부에 나눠 보관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도시들은 소규모 단체를 위한 공공 연습장 시설이 많은데 광양은 그렇지 않다”며“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공간이 많이 늘어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