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난문자…확산 분위기 속 시민 온도차‘극명’
코로나19 재난문자…확산 분위기 속 시민 온도차‘극명’
  • 이정교 기자
  • 승인 2020.08.31 08:30
  • 호수 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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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내용·횟수 두고 입장 나뉘어
순천·광양 재난문자 일원화 필요
자가격리 인한 금전적 피해‘내몫’
“비공식 선제행정 요구”목소리도

코로나19가 지역 내 확산세를 보이면서 보건당국의 정확하고 신속한 재난문자 발송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특히 확진자 관련 재난문자의 경우 발송시기와 내용, 횟수를 두고 지역민들이 느끼는 입장차에 따라 불만 양상도 나오고 있다.

실례로 각종 SNS나 온라인상에 지역민들 반응을 나눠보면“시 재난문자가 인근 순천에 비해 늦거나 자세한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거나“중앙재난대책본부와 전남도청, 시의 잦은 문자발송이 시끄럽고 괜한 우려만 커진다”는 불만들이 팽배하다.

더나가 순천과 광양은 인구 유동성이 큰 만큼 순천 확진자가 광양을 다녀가거나, 광양 확진자가 순천을 다녀가는 경우 양쪽 모두의 문자를 받아서 과정을 추리해야 하는 불편함도 따른다.

양쪽 모두 문자가 오지 않는 경우는 각 시청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경로를 봐야 하는데 순천은‘관외 동선’이라고 표기하고, 광양은 순천 확진자의 정보를 자세히 전달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가장 민감하고 뚜렷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는 분야가 유초중고 등 교육계와 경제계라는 점에서 일원화된 정확한 재난문자발송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같은 필요성은 최근 금호동 내 확진자 발생 사태를 두고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앞서 금호동은 지난 16일부터 서울에서 다녀간 30대 확진자로 인해 5명의 지역 확진자가 발생했다.

처음은 서울 확진자의 60대 장모였고, 이후 장모의 직장 동료와 동료의 배우자에게까지 전파됐다.

확진자들이 다녔던 제철협력회관은 21일부터 24일까지 잠시 폐쇄됐다. 회관 내 금호식당에서 식사를 했던 금호소방서 직원과 협력사 직원, 회관 앞 포스코 직원아파트 공사장 현장 인부 등을 포함한 수백명의 자가격리 조치로도 이어졌다.

아울러 금호동 내 거주하는 일부 시민들은 자택 안에서도 가족 간 마스크를 착용하고 생활하는 등 불안감이 여전한 상황이다.

한 시민은“매뉴얼에 따라 안내문자가 발송된다고 하면, 비공식으로라도 선제적인 운영중단 권고 등 방법도 있었을 것”이라며“확진 판정 이전까지 문자를 발송하지 않고, 내용이 자세하지도 않다. 그 사이 확진자가 방문했던 곳을 다녀가는 시민들도 많은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또 다른 시민은“결과적으로 수백명이 검사를 하게 됐지만 전원 음성 판정이 나왔다”며“오히려 공지 없는 운영 중단은 불필요한 우려를 키울 수 있고, 잦은 안내문자의 시끄러운 알람에 매순간 가슴이 철렁하는 것 역시 불편하다”고 말했다.

재난문자의 발송 시기와 관련해 불만이 큰 것은 시민들뿐만이 아니다. 단순히 불만을 넘어서 실질적인 피해로도 연결되고 있다.

협력회관 앞 직원아파트 공사 현장은 공사가 일시 중지되면서 장비대여료와 임금 등 수억원에 달하는 금전적 피해가 발생했다. 음성 판정을 받고도 현장 출입을 꺼려하는 인부들로 인해 공사 추진의 어려움도 계속됐다.

현장 관계자는“처음 30대 남성 확진 때 가족 등 밀접접촉자가 있었기 때문에 빠른 재난문자 발송 또는 협력회관 운영중단 권고 등 사전 조치가 있었다면 확산 문제가 줄었을 것”이라며“밀접접촉자 선별과 자가격리의 일괄적인 지정에 따라 경제상황이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이어“일부 인부들은 중마동 내 모텔 등에서 숙박하고 있는데 자가격리가 불가했다”며“시의 대책이 없었고, 몇몇은 경기도 내 자가로 갔지만 여전히 일부는 모텔에 남아있는데 자가격리 중 발생하는 비용에 대한 대안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주장에 광양시 관계자는“안내문자로 공개하는 내용은 중대본 기준이 있고, 자가격리 역시 현장을 조사한 방역관과 역학조사관의 판단에 따라 결정하고 있다”며“오히려 과한 문자 발송으로 인해 정정문자를 내는 것보다 신중을 기하는 편이 불필요한 혼란을 막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숙소 문제는 향후 격리시설 지정 확대 등을 통해 대처토록 하겠다”며 “수백 명을 몇 명 안 되는 보건소 직원이 챙기다 보니 늦은 것은 사실이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