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갖다 대도 ‘정상체온’…열화상 카메라 허점 논란
사진 갖다 대도 ‘정상체온’…열화상 카메라 허점 논란
  • 이정교 기자
  • 승인 2020.09.11 17:30
  • 호수 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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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호 의원, 8일·11일 ‘현장 검증’
“제 기능 못해 …빠른 조치 필요”
백성호 시의원이 지난 11일 중마동사무소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를 확인하고 있다.

최근 한 방송사가 보도한 열화상 카메라의 얼굴인식 체온계 문제로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광양 지역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도 같은 결과를 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이와 관련 백성호 시의원은 지난 8일 방송사 보도를 보고 난 뒤 시청 현관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에 사진을 갖다 대보니 ‘정상체온’결과가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백 의원은 담당부서에 이 같은 결과를 전달하자 “공급사에 확인하니 같은 기종이 아니고, 생체 감지 기능이 있어서 인식하는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며 “공급사가 기능 제어 조치해 현재는 정상 작동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문제가 됐던 시청 현관의 열화상 카메라는 최근 (주)비즈케어 업체가 새로운 기능의 열화상 카메라 세트를 전달함에 따라 교체된 상태다.

이후 백 의원은 광양신문과 함께 지난 11일 중마동사무소를 방문해 정상 작동 재검증에 나섰다.

먼저 잡지에 실린 사진에 마스크를 씌우고 기기 앞에 세워도 ‘정상체온’으로 나타나 제대로 된 기능이 작동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얼음물을 이용해 얼굴의 열을 내리거나, 뜨거운 물로 열을 높여 측정했지만 똑같은 결과값을 보였다.

카메라 앞에 서기 전 휴대용 열감지기로 확인했을 때는 ‘높음’ 또는 ‘낮음’의 결과를 보인 것과 차이가 크다.

백성호 시의원이 지난 11일 중마동사무소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를 확인하고 있다.

이처럼 정확한 온도 측정이 불가할 경우 혹시 모를 코로나19 확진자의 행정기관 출입을 막을 수 없다는 문제가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비슷한 기능의 열화상 카메라가 지역 곳곳에서 시행되고 있다는 점도 시민들의 불안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논란의 열화상 카메라는 지역 업체로부터 수의계약으로 구입한 제품으로 거치대를 포함한 1대당 가격은 260만원이다. 시는 전 부서를 대상으로 수요조사 후 지난달 총 19대의 열화상 카메라를 보급한 바 있다. 19대는 읍면동사무소에 12대, 주민자치센터 2대, 시립도서관 4대, 휴양림사업소 1대가 각각 보급됐다.

시 관계자는 “공급사에 연락해 태인동과 시청 현관의 생체 감지 기능을 제어하고, 사진을 테스트 해봤을 때 정상적으로 인식하지 않음을 확인했다”며 “이후 19개 전부 기능 제어를 하라고 요구했는데 아직 수정이 되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백 의원은 “열화상 카메라가 열을 높이거나 내려도 정확한 체온 확인이 불가하다는 게 큰 문제”라며 “현재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